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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서, 금지된 지식의 생산자들 나에게는 묘비가 필요없다 나에게는 묘비가 필요없다. 그러나! 만약에 나의 묘비가 당신들에게 필요하다면 거기에 이렇게 써주기 바란다. "그는 많은 제안을 했다. 우리는 그것들을 받아 들였다." 이러한 묘비명을 통하여 우리는 모두 존중될 수 있을 것이다. 브레히트는 생전의 유언에 따라 아무런 공식행사없이, 그의 서재에서 내려다보이던 도로테 공동묘지에 묻혔다. 마리안네 캐스팅의 "브레히트 평전"에 따르면 그의 묘비는 그의 성명만이 적혀 있다고 한다. 어느날 저녁 나절 ... 나는 불현듯 베르톨트 브레히트가 떠올랐다. 아이작 도이처의 "트로츠키 평전"(필맥)의 국내판의 부제는 "무장한 예언자"였다. 권력이란 타인에게 자신의 의지를 강제할 수 있는 힘이다. 아마도 트로츠키에게 "무장한 예언자"란 말은 절반만 맞는.. 더보기
문화망명지 5주년을 맞는 작은 느낌 유서 전태일 사랑하는 친우여! 받아 읽어주게. 친우여! 나를 아는 모든 나여! 나를 모르는 모든 나여! 부탁이 있네. 나를 지금 이 순간의 나를 영원히 잊지 말아주게. 그리고 바라네. 그대들 소중한 추억의 서재에 간직하여 주게 뇌성번개가 이 작은 육신을 태우고 꺾어버린다고 해도 하늘이 나에게만 꺼져 내려온다 해도 그대 소중한 추억에 간직된 나는 조금도 두렵지 않을 걸세 그리고 만약 또 두려움이 남는다면 나는 나를 영원히 버릴 걸세 그대들이 아는 그대 영역의 일부인 나 그대들의 앉은 좌석에 보이지 않게 참석했네 미안하네. 용서하게. 테이블 중간에 나의 좌석을 마련하여 주게 원섭이와 재철이의 중간이면 더욱 좋겠네 좌석을 마련했으면 내말을 들어주게 그대들이 아는 그대들의 전체의 일부인 나 힘에 겨워 힘에 겨워.. 더보기
파시즘- 로버트 O. 팩스턴 지음, 손명희 옮김 / 교양인 / 2005년 1월 파시즘- 로버트 O. 팩스턴 지음, 손명희 옮김 / 교양인 / 2005년 1월 요새 나에게 주목받고 있는 신생출판사 가운데 하나가 "교양인"이다. 김두식의 "헌법의 풍경", 스콧 터로의 "극단의 형벌", 히틀러 평전으로 유명한 요아힘 페스트의 "히틀러 최후의 14일"(이 책은 출판사에서 보내주었다. 어떻게 알고... 감사) 그리고 로버트 O. 팩스턴의 "파시즘"이 그것이다. 지난 2004년부터 책을 내기 시작했는데, 현재 내가 알고 있기로는 모두 8종의 책을 낸 것으로 안다. 자세한 속사정은 알 수 없으나 나름대로 탄탄한(물질적 측면이 아니라 출판사를 꾸려나가기 위한 다른 역량-문화적 마인드, 필자 풀, 번역서의 경우엔 그걸 분별할 수 있는 식견 등) 역량이 돋보인다 할 수 있다. 그 가운데에도 로버트 .. 더보기
조세희 - 침묵의 뿌리 / 열화당 조세희 - 침묵의 뿌리, 그 20년의 역사 좋은 하느님 나는 어떤 때 매를 맞는다. 나는 나도 모르게 하늘을 보며 "나는 죽고 싶어요, 죽여주세요 하느님" 하며 운다. - 5학년 도미숙 조세희 선생의 『침묵의 뿌리』에 대해 서평 혹은 리뷰를 올리려는 마음을 먹은 적이 없다. 그건 이 책이 내게 아무런 영감도, 감흥도 주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다. 그 이유는 서평 혹은 리뷰란 말로 재단될 수 있는 글을 나는 이 책에 대해 감히 쓸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 대한 리뷰 혹은 서평이 적은 까닭, 이 책이 지난 20여 년간 절판되거나 품절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 조세희 선생 자신이 워낙 적은 작품을 썼으나 그 가운데 어느 하나도 절판되지 않았다 - 다시 말해 수많은 이들이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 더보기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위헌 판결을 바라보며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의 제정에서 좌초까지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한 자료를 찾기 위해 "신행정수도건설 홈페이지(http://www.newcapital.go.kr)"을 찾았더니 어느새 다음과 같은 짧은 안내문과 함께 폐쇄되어있었다. 알려드립니다.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의건설을위한특별조치법(2004.1.16 법률 제7062호)'에 대한 위헌판결에 따라 신행정수도건설추진위원회 홈페이지의 운영이 중단됩니다. 또한 예정되었던 '국가균형발전과 신행정수도건설 대학생 에세이 현상공모전'도 취소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공모전을 준비하셨던 대학(원)생 여러분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동안 신행정수도건설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많은 양해를 바랍니다. 2004. 10. 21 신행정수도건설추진위원회 작년.. 더보기
전선기자 정문태 전쟁취재 16년의 기록/ 정문태 (지은이) / 한겨레신문사/ 2004년 종군기자와 전선기자의 차이 처음엔 그저 "정문태 선생"이라고 하자. 내가 처음 그를 불렀던 호칭이 그러했으니 리뷰를 올린다 하더라도 역시 처음 불렀던 호칭 "선생"을 빼는 것도 이상할 듯 싶다. 나는 그와 몇 년 전 전화통화로 그리고, 이 메일을 통해 만난 적이 있다. 내가 몸담고 있는 지면에 특집으로 "전쟁없는 21세기를 위하여"를 기획하며 그의 글을 싣고자 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아 그의 사진들과 그에 담긴 사연을 글로 적는 일종의 "포토에세이" 형태의 글로 급하게 전환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나는 정문태 선생의 깐깐함이랄까, 고집스러움이라는 일종의 자기 검열 덕에 일하기는 힘들었지만 마음은 한껏 고양되는 경험을 했다. "포토에세이"라 하면 자동 연상되는 사진작가는 유진 스미스다. 다큐멘터리 사진을.. 더보기
타인의 말을 들어주는 기술 타인의 말을 들어주는 기술 - 들어가기 전에 남의 말을 들어주는 일에 무슨 기술이 필요한가? 라고 되물을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어떤 의미에서 특별한 기술은 필요없을지도 모른다. 이런 것들을 규범화한다는 건, 어떤 의미에서 세상에 흔해빠진 실용처세서들 가운데 한 페이지를 펼쳐 읽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일이다. 그러나 바람구두가 말하는 건 다르다. 난 다르다고 그렇게 말하고 싶다. 이 이야기는 난 특별하다는 말이지, 내가 당신보다 우월하단 말을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이때의 난 특별하단 말을 풀이하여 들려드리자면 이런 뜻이다. 불교적인 인연에 대한 이야기... 세상에 하고 많은 웹사이트 중에서 구태여 이곳에서 "바람구두연방의 문화망명지"에서 당신은 지금 나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있다. 만약 당신이 .. 더보기
안나 피엔버그 -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아이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 - 사회복지와 연대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배척의 원리는 자유롭게 사귀도록 내 버려둔다면 타락할지도 모를 사람들에게만 적용된다. - 알란 튜링 영국에서 태어나 세 살 때 호주(오스트레일리아)로 이주한 "안나 피엔버그(Anne Fienberg)"는 이 책을 통해 "남과 구분되는 한 아이"에 대해 말하고 있다. 20세기 말엽을 거치며 우리 사회는 연대(solidarity)의식에 대한 새로운 발견을 한다. 그 결과 수많은 시민단체들의 이름에 "XX연대"란 말이 사용되고 있다. 걔중에는 연대란 말의 본디 의미도 모르는 체 그저 유행하는 데로 가져다 붙인 이름들도 많다. 이 책의 주인공 헥토르는 화산이 폭발할 때 '펑'하고 세상에 던져진 아이다. 당연하게도 이 아이에겐 부모가 없다... 더보기
논어(論語)-<학이(學而)편>03장. 巧言令色 子曰 巧言令色 鮮矣仁 공자가 말씀하길 “말을 교묘하게 꾸미고 얼굴빛을 좋게 하는 자는 어진 이가 드물다” 교언(巧言)이란 말을 아름답게 꾸미는 것이고, 영색(令色)이란 낯빛을 좋게 꾸미는 것을 말한다. 어디선가 신사와 바람둥이는 한 끗 차이라고 들은 적이 있다. 이왕이면 같은 이야기라도 듣기 좋게 이야기해주고, 듣기 싫은 이야기를 들었더라도 그 표정을 숨길 줄 아는 사람이 편하다. 세상을 너무 곧이곧대로 살아가는 사람은 위인전에서 읽을 때는 좋지만 실생활에서 맞닥뜨리거나 함께 일하게 된다면 그런 사람만큼 사람을 불편하게 하는 존재도 드물다. 공자가 말하는 교언영색이란 말을 꾸미거나 낯빛을 좋게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 진실하게 처신하란 말이다. 『논어(論語)』 자로(子路)편 27에는 인(仁)에 대해 “剛.. 더보기
김명인 - 앵무새의 혀 앵무새의 혀 - 김명인 앵무새 부리 속에 혓바닥을 보았느냐? 누가 길들이면 따라 하는 목소리 그 목소리 아닌 말을 단 한 번 하고 싶은 분홍빛 조봇한 작은 혀를 보았느냐? * 가끔 시를 읽고 나름대로 해석을 하려들거나 이해를 하려고 들 때마다 이런 생각이 든다. 아, 내가 시의 속살을, 그 깊은 속내를 얼마나 파고들 수 있을까? 김명인 시인의 이 시를 읽으면서 문득 나 어릴 적의 국어선생님들이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나는 유별나게 국어 선생님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 그리고 결국엔 친구 녀석 하나를 꼬드겨 국어선생님을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지금도 우리 말을 파먹고 산다. 그런데 혹시 아시는지 우리는 한동안 우리말을 우리 국어라고 가르치지 못하던 시절이 있었다. 일제 시대에는 일본어가 국어였다. 그리고 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