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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횡단철도 - 시간과 공간을 정복한 사람들의 이야기 / 스티븐 E. 앰브로스 대륙횡단철도 - 시간과 공간을 정복한 사람들의 이야기 / 스티븐 E. 앰브로스 지음/ 손원재 옮김/ 청아출판사/ 2003년 21세기, 우리는 세계화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우리가 지구라는 한 행성에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진정 하나의 세계 속에 살고 있다는 인식이 가능해진 것은 불과 200여년 전의 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공간적의 문제였다. 실크로드를 통한 동서양의 교류를 상인들은 목숨을 걸고 몇년의 기간을 소비하는 모험을 했다. 지금은 단지 7-8시간 걸리는 길을 말이다. 19세기로부터 20세기 중반에 이르는 시기에 인류는 과연 하나의 시대 속에 살고 있었을까. 필기구 문제만 놓고 보았을 때 지금 50-60대의 연령에 있는 사람은 과거 수세기의 경험들을 압축해온 이들이라 할 수 있.. 더보기
스탈린과 히틀러의 전쟁 - Russia's War/ 리처드 오버리 스탈린과 히틀러의 전쟁 - Russia's War/ 리처드 오버리 지음/ 류한수 옮김 | 지식의풍경 | 2003년 03월 요 근래 신간을 읽는 일이 참 드물었다. 어느날 서재에 쌓인 책들을 보며 도대체 이 책들을 읽고 난 뒤의 나는 과연 무엇인가?에 생각이 미치면서 허탈해하면서부터가 아닐까. 책이란 다른 기호재 상품들과 다르다. 그건 편견일까, 아니면 제대로된 평가일까. 책이란 기호재이면서도 명백하게 이성적인 작용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다른 기호재 상품들과는 다른 것으로 분류되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나는 대체로 동의해 왔는데, 그것이 꼭 그렇지만도 않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뭐 아주 최근의 일은 아니지만.... 책이라고 다 같은 책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책을 중공업, 경공업, 혹.. 더보기
김소월 - 가는 길 가는 길 - 김소월 그렵다 말을 할 하니 그려워 그냥 갈 그래도 다시 더 한 번 져 산(山)에도 가마귀, 들에 가마귀 서산(西山)에는 해 진다고 지저귑니다. 압강물 뒷강물 흐르는 물은 어서 도라오라고 도라가쟈고 흘너도 년다라 흐릅듸다려* ({개벽} 40호, 1923.10) * 흐릅디다려 : '흐릅니다그려'의 준말. - 김소월의 시가 좋게 느껴진다면 그것은 어쩔 수 없이 우리들이 조선인이기 때문에 그런지 모른다. 그 구질구질한 감정들. 뭔 설움이 그리도 많은지....시라는 것은 이렇게 감정에서 감정으로 흐르는 것인데도 우리가 받는 문학교육은 감정에서 감정으로 흐르는 솔직한 제 감정에 빠질 틈을 주지 않는다. 기승전결의 도치법이니 선정후경이니 선경후정이니 시적허용이니 하는 것들 말이다. 그런 것 아니라도 시.. 더보기
김수영 - 김수영 전집/ 민음사/ 2003 1. 시인 김수영(金洙暎 , 1921.11.27~1968.6.16)은 밤새 술을 마시고 깨어나는 아침, 뱃속으로 시냇물이 졸졸 흘러가는 그 느낌을 사랑했던 시인이었다. 그는 공복상태에서 오는 정신의 맑음, 답답했던 머릿속을 헤집고, 맑은 물이 담긴 세숫대야에 한 두 방울 씩 떨어져 퍼지는 코피의 핏물처럼 비록 피를 흘린다한들 그 순간의 상쾌함, 정신의 맑음을 흠모한 시인이었다. 개인적으로 어느 시인을 좋아한다는 것은 연예인이나 영화배우 혹은 가수를 좋아하는 것과는 질적으로 다른 일 일 수밖에 없다. 그것은 우리가 책을 구입하는 선택이 자본주의적 상품의 유통경로 중 가장 이성적인 판단에 기대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의 외모가 아니라 그의 깊고 넓은 정신을 흠모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시인 김수.. 더보기
위앤커 - 중국신화전설1.2/ 민음사(1999) 중국신화전설 1.2 위앤커 지음, 전인초.김선자 옮김 / 민음사 / 1999년 2월 위앤커의 "중국신화전설1.2"는 본래 대우학술총서 시절에 이미 민음사에서 한 차례 출간한 적이 있는 책이다. 그리고 자료를 찾아보니 지난 2002년 역주본으로 다시 민음사에서 출간된 적이 있는 듯 싶다. 책을 직접 확인해본 것이 아니므로 정확하지는 않지만, 저자와 역자를 보니 내 생각이 맞을 것 같다. 민음사에서 발간하고 있는 "세계문학전집"의 상당수는 이렇게 민음사에서 이전에 단행본의 형태로 출간했던 것을 새롭게 묶은 것들이 꽤 된다. 외국에서 양장본과 페이퍼백을 구분하는 것처럼 민음사에서도 흡사한 방식으로 책을 묶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위앤커의 이 책을 나는 초판(99년2월)으로 가지고 있는데, 지금 것과는 표지 이.. 더보기
얘들아!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쓰자! 호주와 일본의 월드컵 축구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잠시 인터넷에 접속했다. 포털사이트 첫 화면에 속보라며 황라열 서울대 총학생회장의 탄핵 절차가 진행 중이란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호주 축구팀이 경기 종료 7분여를 남겨놓고 3대 1의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축구 중계를 보지 않아도 주택가의 떠들썩한 소음을 통해 히딩크가 승리했음을 알 수 있었다. 축구 결과가 인터넷에 올라올 즈음 황라열 서울대 총학생회장이 탄핵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황라열의 깜짝 등장과 몰락을 지켜보면서 “타카후미 호리에(堀江貴文)”를 떠올리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우리의 IMF와 마찬가지로 장기 침체를 경험한 일본의 젊은 세대들에게 “호리에몽”이란 별명이 더 익숙한 호리에 사장.. 더보기
지금 우리 어디로 가는 거니? 사회/ No. 163. 지금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지난 2002년 연말 대선 무렵 이곳 문망에 오르내렸던 글들을 찾아 읽고 있습니다. 그 무렵 문망에서는 진보와 개혁, 좀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당시 민주당 노무현 후보를 지지하는 입장과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를 지지하는 입장들이 격돌했었지요. 오늘 지방 선거 결과를 바라보면서 그래도 그때는 차라리 행복한 고민이었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꽤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오늘 이 글을 쓰려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난생 처음으로 대통령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노무현 대통령이 살아온 길을 반추해가며 살펴보니 간단하게는 아래와 같이 정리되더군요. 해방 이듬해인 1946년 경남 김해의 시골 농가에서 태어나 1966년 부산상고를 졸업했다. 1975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대전지법 .. 더보기
대추리의 평화를 궁금해하는 결이에게... 이렇게 공개되길 원치 않을 수도 있었는데 바람구두 아저씨가 임의로 공개해버려 미안하단 말을 먼저 전합니다. 이미 자신의 시각을 가지고 있는 기성세대의 입장에서 보자면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의문, 어쩌면 이미 판에 박힌 결론을 가지고 있는 어른들의 시선과 달리 이제 막 고등학생이 된 그대의 질문이 주는 함의가 크다는 생각을 했어요. 또 결이가 궁금해하는 그 문제, 어찌보면 원천적인 의문일 수 있는 궁금함들은 우리 모두가 함께 공유해보아도 좋을 만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서 그대가 보내온 쪽지를 공개하였고, 제 답신이랄 수 있는 이 글도 공개하는 것이니 너무 나무라지 말길 바랍니다. 그리고 제 답글을 읽기 전에 이미 망명지의 여러분들이 남겨준 글들을 통해 나름의 고민과 의문들을 해결했다니 고마운 .. 더보기
그들이 문 밖에 있습니다 1박2일간. 340여명 정도 되는 지역의 인사들을 인솔하고, 외부 시찰을 다녀오는 행사를 치렀습니다. 말은 인솔이지만 실제로는 거의 상전 받들듯 모시고 다녀온 셈이죠. 고백건대 이런 일을 한 차례 치를 때마다 인간에 대한 회의를 느끼곤 합니다. 반(反)도스토예프스키적인 딜레마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여러 사람들을 인솔하는 행사를 치르다보면 인간의 맨얼굴이 드러나는 기분이 듭니다. 인류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은 쉽지만 한 개인을 사랑하고 이해하기는 어렵다는데, 저는 도리어 그 반대란 생각을 종종 합니다. 한 개인을 사랑하고 이해하기 보다는 집단의 맨얼굴이 더욱 이기적이고 야만적이란 느낌말입니다. 이번 시찰단엔 고급 행정공무원부터 국회의원, 지역의 시민운동가들까지 두루 포함된 대규모 인원이 움직이는 일이다보니.. 더보기
김수영 - 어느날 고궁을 나오면서 어느날 고궁을 나오면서 - 김수영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저 王宮 대신에 王宮의 음탕 대신에 五十원짜리 갈비가 기름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같은 주인년한테 욕을 하고 옹졸하게 욕을 하고 한번 정정당당하게 붙잡혀간 소설가를 위해서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越南파병에 반대하는 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 二十원을 받으러 세번씩 네번씩 찾아오는 야경꾼들만 증오하고 있는가 옹졸한 나의 전통은 유구하고 이제 내앞에 情緖로 가로놓여 있다 이를테면 이런 일이 있었다 부산에 포로수용소의 第十四野戰病院에 있을 때 정보원이 너어스들과 스폰지를 만들고 거즈를 개키고 있는 나를 보고 포로경찰이 되지 않느다고 남자가 뭐 이런 일을 하고 있느냐고 놀린 일이 있었다 너어스들 옆에서 지금도 내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