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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ERACY/WORK

마봉춘(MBC) 씨! 팔뚝 참 굵다 *어쩌다보니 글을 청탁받아 쓰긴 하지만 간혹 청탁한 매체의 성격이나 청탁받은 원고의 성격(지면)에 대해 오해해 실수하는 일도 있다(지금까지는 한 번). 예전에 어느 청소년교육관련잡지에서 '책에 대한 책 이야기'를 써달라고 해서 '책에 대한 책 이야기'를 써서 보냈는데 자기들이 원하는 글이 아니라고 수록을 거절해서(내 생각엔 편집자가 의도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탓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럼 그렇게 하라고 한 적이 있다. 그런 일에 대해 특별히 민감해 하는 편이 아니라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긴 했지만 처음 있었던 일이라 이후로는 청탁하는 편집자에게 이것저것 물어보고 청탁에 응하게 되었다. 오늘자 에 내 글이 실렸는데, 원래 이 글은 로 청탁받은 글이었다. 원고 내용이나 주제가 자유라고 해서 때마침 마감 직.. 더보기
북핵위기와 지도자의 착각 북핵위기와 지도자의 착각 전성원(황해문화 편집장) 지난 2월13일 북한은 경고했던 대로 핵실험을 실시했다. 공식적인 실험만 3차례에 걸쳐 이루어졌다.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했음에도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1위는 모 화장품회사의 경품이벤트에 대한 내용이 차지했다. 몇몇 보수언론들은 이런 현상을 두고 젊은 네티즌들의 안보불감증을 드러낸 것이라고 볼멘소리를 토해냈다. 그러나 다음날 발표된 한국의 주식시장동향을 보면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기업이나 주식투자자들 역시 북한 핵실험을 한국경제의 불안요소로 보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세계 주요 주식시장 시세가 하락세였음에도 한국주식시장만 유일하게 상승세였던 것을 보면 말이다. 1991년 노태우정부 시절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선언을 했고, 1992년 북한은.. 더보기
지하철 탄생 150주년과 공공디자인 지하철 탄생 150주년과 공공디자인 전성원(계간 황해문화 편집장) 지난 2013년 1월10일은 인류가 과거 SF소설에서나 상상할 수 있었던 땅속을 다니는 열차, 즉 지하철이 탄생한 지 정확히 150주년 되는 날이었다. 1863년 1월10일, 영국 런던의 패딩턴과 페링던 사이 6㎞ 구간을 달리면서 시작된 지하철은 이후 신속하고 안전한 운송수단으로 전 세계에 빠르게 확산되었다. 아시아에서는 1927년 일본 도쿄에 최초로 건설됐고, 우리나라는 1974년 8월15일 서울시 1호선 서울역과 청량리 사이의 7.8㎞ 구간을 연결한 것이 최초였다. 재미있는 사실은 북한이 우리보다 1년 앞서 지하철을 개통(1973년)했다는 것인데 당시만 하더라도 북한 경제력이 남한을 앞서고 있었기 때문이다. 얼마전 미국의 자동차 전문매.. 더보기
사진을 조작하는 자, 진실도 조작할 수 있다(미디어오늘, 2012. 12.18.) 로버트 카파는 오늘날 포토저널리즘의 살아있는 신화로 평가받지만 그도 처음엔 헝가리 출신의 가난한 유태인 망명자에 불과했다. 다큐멘터리 사진가로서 그에게 최초로 세계적 명성을 안겨준 사진은 스페인시민전쟁을 취재하며 남긴 (1936)이었다. 하지만 이 한 장의 사진은 로버트 카파가 이후 다섯 차례의 전쟁에 종군 기자로 참여하고, 1955년 「라이프」지의 요청으로 인도차이나 전쟁을 촬영하던 중 지뢰를 밟아 41세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 이후까지도 오랫동안 진위(眞僞) 여부를 놓고 뜨거운 논쟁에 휩싸여 있었다. 이 사진이 이처럼 오랫동안 진위 논란에 휩싸이게 된 까닭은 총에 맞아 쓰러지는 병사의 군복에 총탄 자국이나 유혈의 흔적이 보이지 않았고, 사진 속 장면이 너무나 극적이어서 카파에 의해 연출된 장면이 .. 더보기
먼지 없는 방- 삼성반도체 공장의 비밀(평화 발자국 10) | 김성희 (지은이) | 보리 | 2012 먼지 없는 방- 삼성반도체 공장의 비밀(평화 발자국 10) | 김성희 (지은이) | 보리 | 2012 또 하나의 가족 2007년 12월의 어느 날, 제가 평소 후원하고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평화박물관 송년회 자리에서 삼성에서 일했던 여성 노동자, 우리가 흔히 ‘공순이’라 부르는 분들을 만났습니다. 그 자리에서 그 분들이 평범한, 그러나 또한 범상치 않은 삶의 이야기를 전해 듣는 자리가 마련되었습니다. 1980년대 초반 어느 운동권 학생은 “슬픔도 노여움도 없이 살아가는 자는 조국을 사랑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이 말을 처음 들었던 순간의 감동이 지금도 잊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저는 이 말 또한 지극히 오만한 표현일 수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비정규직 법안.. 더보기
나쁜 친구/ 앙꼬 지음 / 창비 / 2012년 8월 나쁜 친구/ 앙꼬 지음 / 창비 / 2012년 8월 내 인생이 궤도를 이탈하던 순간 과거 일요일 저녁에 해주던 프로그램 중 이란 것이 있었다. 마치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Frost)의 시(詩) 에서 모티브를 따온 듯 인생의 고비에 선 주인공 이휘재가 선택의 기로에서 “그래, 결심했어!”라고 외치면 화면이 양 편으로 갈라지면서 각각의 선택에 따른 인생의 결말을 보여주는 코미디물이었다. 나름 한 세월을 살아낸 뒤 돌아보면 우리는 인생의 어느 지점에서 내렸던 선택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깨우치기도 한다. 과거에서 현재, 미래로 이어지는 어느 순간들은 무수한 사건의 점(點)들이 연결되어 만들어진 선(線)이지만 때로 인생의 어느 한 순간은 대나무 마디처럼 결정적인 순간들도 있기 마련이다. 이것을 .. 더보기
신체적 접촉에 관한 짧은 회상/ 정송희 지음 / 새만화책 / 2004년 5월 신체적 접촉에 관한 짧은 회상/ 정송희 지음 / 새만화책 / 2004년 5월 "인간에게는 어두운 면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이야기하고, 사회가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리라는 낙관론만을 어린이들에게 강조하는 것이 문화적인 관습이 되었다" - 브루노 베텔하임 1. 있잖아. 누가 그러는데 잔인한 아동성폭력 범죄에 대한 보도가 연일 매스컴을 통해 흘러나오지만 가만히 돌아보면 성폭력은 멀리 있지 않았다. 인터넷 커뮤니티나 SNS를 통해 그동안 이런 사건이 있을 때마다 접한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 성폭력은 비단 『도가니』의 그 학교에서만 벌어진 일이 아니었다. 말할 수 없고, 말할 수 없어서, 말할 수 없기에 더욱 힘이 들며, 말한다고 해서 이해될 수 있고, 이해받을 수 있다고 믿을 수 없기에 더욱 말할 수 없다... 더보기
[내 인생의 특별한 영화] 허공에의 질주 내 안, 옛 친구를 바라본다 [내 인생의 특별한 영화] 허공에의 질주 어떤 사람이던 감추고 싶은 비밀 한 가지쯤은 다들 가지고 있다. 그것은 아픈 치부이기도 하고, 부끄러운 상처이기도 하다. 내 나름대로 그런 상처 아닌 상처가 하나 있는데, 셰익스피어는 청춘이란 세상 어디에 반항할 곳 하나 없어도 반항하는 것이라고 했다지만 1980년대를 살아왔던 우리 세대에겐 그 시대 자체가 반항의 대상이자 저항의 상대가 아니었을까 싶다. 1987년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나는 ‘서울지역고등학생운동협의회’라는 조직에서 활동하고 있었는데 그해 12월에 치러진 대통령선거에서 ‘공정한 선거와 교육민주화’를 주장하며 한 무리의 고등학생들과 함께 명동성당에서 농성시위를 이끈 적이 있다. 선거 결과는 누구나 아는 것처럼 보통사람들의 .. 더보기
기호학으로 본 스타시스템의 변화 - <My Prime Club:동양증권 사보>, 2011, 02 기호학으로 본 스타시스템의 변화 현대의 일상세계에 존재하는 무수한 신화들 프랑스의 사회학자 에드가 모랭은 『스타』(문예출판사)를 통해 스타를 통해 본 대중문화를 읽고 다시 사회를 해석하고자 했다. 그에게 있어 스타란 사회를 해석하는 상징이자 기호였다. 에드가 모랭은 “스타는 확실히 하나의 신화인데, 그것은 단지 몽상(夢想)일 뿐만 아니라, 힘 있는 관념”, 다시 말해 세상을 구축하고, 뒷받침하는 이데올로기적 서사란 뜻이다. 우리는 이 말을 통해 현대 사회에서 스타(Star)가 차지하는 위상과 역할, 기능에 대해 깨달을 수 있다. 신화를 뜻하는 미토스(mythos)란 말은 본래 고대 그리스어에서 온 용어인데 이 말은 ‘서사(敍事)’를 뜻한다. 서사란 작은 의미에서의 ‘이야기(story)’가 아니라 보다 큰.. 더보기
경제위기와 청년세대의 하위문화 - 루저(loser)문화의 재현 양상과 특징을 중심으로 경제위기와 청년세대의 하위문화 - 루저(loser)문화의 재현 양상과 특징을 중심으로 니가 들으면 십중팔구 불쾌해질 얘기를 들려주마 오늘 밤 절대로 두 다리 쭉뻗고 잠들진 못할거다 그게 뭐냐면 나는 별일 없이 산다 뭐 별다른 걱정없다 나는 별일 없이 산다 이렇다 할 고민 없다 - 장기하와 얼굴들, 중에서 1. 청년세대 루저(Loser)문화 등장의 경제적 배경 분단과 전쟁 이후 1980년대 후반기까지 지속적인 성장세를 자랑하던 한국은 1997년 한국전쟁 이후 최대의 국난이라는 외환위기를 맞으며 좌초하고 말았다. 이후 살인적인 구조조정과 기업매각 등을 통해 국제통화기금(IMF)의 부채를 조기 청산하는데 성공한 김대중 정부는 외환위기의 졸업을 선언한다. 그러나 선언 이후 한국의 경제 구조는 외환위기 이전의 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