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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ERACY/WORK

존재하지 않는, 존재를 부정당한 것들의 존재증명 - <청소년문학> 2010년 봄호 존재하지 않는, 존재를 부정당한 것들의 존재증명 2009 용산참사 헌정문집 지금 내리실 역은 용산참사역입니다 작가선언 6·9 | 실천문학사 | 2009 2009년 12월 30일, 속보로 전해진 ‘용산참사 협상타결’ 소식을 들었을 때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먼저 느껴진 감정은 안도감이었다. 그러나 뒤이어 들었던 생각들은 후련함보다는 갑갑함, 기쁨보다는 서글픔, 그리고 노여움이었다. 장례비용과 보상 문제는 해결되었을지 몰라도 남편과 아들의 영정 사진을 들고 용산 남일당 골목에 나란히 앉아 오열하는 유가족을 바라보는 마음은 편할 수 없었다. 2009년 1월 20일부터 장장 345일이다. 가족의 안위와 생계를 짊어진 채 삶의 터를 지키겠다고 안간힘쓰던 다섯 사람과 경찰 한 사람이 생때같은 목숨을 화염 속에 잃었다.. 더보기
인천, 어디까지 가봤니? <인천발전연구원 웹진 아뜨리에 - (2010.01월)> 인천, 어디까지 가봤니? 지난 해 TV를 보면서 심심찮게 맞닥뜨렸던 대한항공(KAL)의 “미국, 어디까지 가봤니?”라는 광고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미국은 역사적으로 우리와도 가장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이고, 이민, 유학생은 물론 수많은 사람들이 다녀오는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어디까지 가봤니?”라는 광고가 참신하게 느껴졌던 것은 그동안 미국하면 먼저 떠올리게 되는 뉴욕이나 LA, 샌프란시스코 같은 대도시의 풍광이 아니라 우리가 미처 잘 알지 못했던 미국의 작은 소도도시들을 찾아 소개하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광고 덕분에 『오즈의 마법사』가 만들어진 배경이 되었던 캔자스 주의 와메고(Wamego), 『톰 소여의 모험』을 탄생시킨 한니발 같은 미국의 여러 곳들을 새롭게 인식하게 .. 더보기
사진전 <연말정산-2009년 대한민국의 자화상> - 포토텔링기획전 사진전 - 포토텔링기획전 전시기간 : 2009년 12월 31일 - 2010년 1월 20일 참여작가 : 김성헌, 김수진, 이치열, 심현철, 이명익, 정택용, 조재무, 박선주, 한상훈 전시장소 : 사진전문갤러리카페 홈페이지 : www.phototelling.net 사진전문 갤러리 카페 포토텔링(Phototelling)은 사진을 통해 세상에 말을 건다는 모토로 만들어졌다. 이들이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준비한 기획전의 제목은 이다. 광학 원리에 의해 사물을 포착해내는 카메라 렌즈에 의해 정착된 사진은 있는 그대로 재현된 광학원리의 결과물이 아니라 카메라를 들고 바라본 이의 시선에 의해 포박된 기호(記號)이다. 사진 기호는 작가에 의해 촬영되고, 현상과 정착, 인화의 과정을 거쳐 비로소 발화(發話)한다. 사진은.. 더보기
'반대를 위한 반대’ 라고요? - <경향신문>(2009.11. 30.) '반대를 위한 반대’ 라고요? 이명박 대통령이 TV에 나와 그간 논란이 되고 있는 여러 문제들에 대해 ‘국민과의 대화’로 풀어보겠다고 했을 때, 솔직하고 진솔한 대화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 사람이 얼마나 있었을까. 민주화 이후 대국민 담화 대신 국민과의 대화는 꽤 여러 차례 있었지만 거의 대부분 대통령이 감독, 주연, 조연까지 도맡아서 하는 모노드라마였다. 손석희 교수가 물러난 자리에 대신 주인공으로 나선 이명박 대통령은 1분 질의에 20분간 답변하면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토해냈다. 물론 그 중엔 대통령도 추운 겨울이면 일반인들처럼 내복을 껴입는다는 새로운 사실도 있었다. 그러나 우려했던 대로 100분간 진행된 ‘대화’는 불도저 대통령의 일방적인 ‘담화’로 채워지고 말았다. 대통령은 4대강 사업과 관련해.. 더보기
성공회대학교 미디어특강 강연 <2009.5.14.> ▶ 좌로부터 김창남(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한홍구(성공회대 교양학부), 권혁태(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님들이다. 오, 이런... 공부하기 싫어하는 사람의 공부법 여러분 안녕하세요. 계간 황해문화 편집장 전성원입니다. 오늘 오면서 보니까 이번 강연을 알리는 포스터에 저를 가리키는 말로 “뚱뚱한 르네상스맨”이란 새로운 별명이 생겼더군요. 이번 강연을 준비하면서 학생 여러분이 얼마나 고심했을지 잘 알 수 있었습니다. 사실 저는 지금까지 이곳에 다녀갔던 다른 분들처럼 일반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지도 않고, 그 분들처럼 여러분이 관심을 가질만한 특정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 사람을 인터뷰하고, 홍보하는 동영상을 만들고 포스터까지 만드는 어려운 과정을 준비해온 팀에게 감사할.. 더보기
죽어서 원망도 할 수 없는 정부 - <경향신문>(2009.10. 19.) 죽어서 원망도 할 수 없는 정부 ▶ 사진 : 이치열 이명박 정부가 지난 16일로 출범 600일을 맞이했다. 대통령 임기 5년(60개월) 중 약 3분의 1이 지난 것이다. 이제부터는 집권 초반기가 아니라 중반기에 들어섰다. 재임 600일 동안 이명박 대통령은 유난히 ‘불(火)’과 인연이 깊었다. 취임 직전에 국보 1호 남대문이 불탔고, 집권 100일 만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으로 벌어진 촛불시위를 청와대 뒷산에서 바라보아야 했다. 그리고 2009년 1월20일, 용산에서 점거농성을 벌이던 세입자와 경찰, 용역직원 간의 충돌로 화재가 발생해 철거민 5명과 경찰특공대 1명이 사망하고, 23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하는 ‘용산 참사’가 벌어졌다. 이 대통령은 집권 중반을 준비하며 ‘중도 실용, 친 서민 정책’.. 더보기
차라리 면죄부를 팔아라 - <경향신문>(2009.09.20) 차라리 면죄부를 팔아라 “법제로써 이끌고 형벌로써만 다스린다면 백성들은 형벌만 면하면 부끄러워할 줄 모른다. 그러나 덕으로써 이끌고, 예로써 다스린다면 부끄러움을 알고 바로잡게 될 것이다(道之以政 齊之以刑 民免而無恥. 道之以德 齊之以禮 有恥且格).” ‘논어(論語)’ 위정(爲政)편에 나오는 공자님 말씀이다. 물론 누구나 알고 느끼고 있을 것이다. 이런 시대에 공맹을 논하는 것이야말로 시대착오적이란 사실을 말이다. 어릴 적에 본 코미디 프로그램에는 종종 서민적인 도둑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곤 했다. 이른바 생계형 범죄인 셈인데 교육을 염려해서인지 도둑은 번번이 담벼락을 넘지 못하고 도리어 시청자들에게 일장훈계를 늘어놓곤 했다. 비록 나는 이렇게 살지만 당신들은 그렇게 살지 말라는 것이다. 지금의 정부가 이전의 .. 더보기
과테말라에서 온 사진작가 - <경향신문>(2009.08.10) 과테말라에서 온 사진작가 지난 7월17일 제헌절 오후 6시 종로구 견지동, 평화박물관건립추진위원회가 운영하는 평화공간 space*peace에서는 작지만 소중한 모임이 열렸다. 지구를 반 바퀴 돌아야 만날 수 있는 나라 과테말라에서 온 사진작가 다니엘 에르난데스 살라사르와 진실규명을 통한 평화를 염원하는 한국 시민들이 만나는 자리였다. 그는 과테말라 내전 당시 학살된 라틴 아메리카 시민들에 대한 기억을 소환함으로써 진실규명을 촉구하는 ‘어느 천사의 기억’이란 작품을 학살이 자행되었던 현장이나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공공장소에 설치하는 등 ‘학살의 기억’을 테마로 작업해왔다. 그의 작품은 중남미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스페인 등 세계 각지에 전시·설치되어 비슷한 슬픔과 아픔을 지닌 세계 시민들에게 깊은 공감.. 더보기
이쯤 가면 막 하자는 거지요? - <경향신문>(2009.06.22) 이쯤 가면 막 하자는 거지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재임 초 검사들과의 대화에서 “이쯤 가면 막 하자는 거지요?”라고 했을 때, 범접할 수 없는 신성불가침의 조직으로 보이던 검찰도 대통령 앞에서는 움찔한다며 통쾌하게 여긴 사람들이 있었다. ‘그럼 그렇지’하며 역시 검찰보다 높은 권력을 지닌 것이 대통령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더러 있었다. 대통령은 기업의 오너이고, 검찰은 휘하의 비서실이나 기획실쯤 되는 기관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실제로 권위주의 정권 시절 검찰은 권력의 시녀로, 민주화 이후엔 가장 중요한 개혁 수단이자 파트너였다. 국민들은 검찰이 휘두르는 칼자루를 보며 정부가 추진할 개혁과 정책의 내용을 가늠해볼 수 있었다. 그런데 노무현 전 대통령은 검찰이 ‘개혁의 수단’이 아닌 ‘개혁의 대상’이라고 .. 더보기
신해철 발언과 ‘우리집에 왜 왔니’ 놀이 - <경향신문>(2009.5.11.) 신해철 발언과 ‘우리집에 왜 왔니’ 놀이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이 합당한 주권에 의거하여, 또한 적법한 국제절차에 따라 로케트(굳이 ICBM이라고 하진 않겠다)의 발사에 성공하였음을 민족의 일원으로서 경축한다. 핵의 보유는 제국주의의 침략에 대항하는 약소국의 가장 효율적이며 거의 유일한 방법임을 인지할 때, 우리 배달족이 4,300년 만에 외세에 대항하는 자주적 태세를 갖추었음을 또한 기뻐하며, 대한민국의 핵 주권에 따른 핵보유와 장거리 미사일의 보유를 염원한다.” 가수 신해철이 새로운 앨범을 준비하던 중 자신의 홈페이지에 다섯줄의 글을 올렸다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앨범 홍보를 위한 노이즈 마케팅의 일환이라 평가 절하하는 이도 있고, 그의 사회비판정신에 대해 나름 믿음을 가지고 있던 이들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