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영 - 토마토 하나의 이유
토마토 하나의 이유 - 송기영 엄마는 기어코 토마토 하나하나에 이름을 붙여 불렀습니다. 못마땅했지만 엄마와 장에 나가 기수, 선규, 홍구, 계영, 소연, 재정, 춘희, 현구, 보경이, 영식이를 팔았습니다. 덤으로 만수와 은이를 넣어주자, 만수가 싱싱하지 않다며 엄마가 아끼는 정이를 집어 들었습니다. 아무리 말해도 막무가내여서, 만수에다 천수까지 얹어주고 삼천 원을 받았습니다. 잔돈을 거슬러주다가, 아주머니 이 사이에 낀 정이를 보고 화가 났습니다. 반 토막 난 정이를 찾으려고 실랑이를 벌이는 동안, 비닐 봉지가 터지며 홍구, 계영, 보경이가 흙바닥을 떼구루루 굴렀습니다. 홍구, 계영, 보경이를 안고 얼굴을 씻기던 엄마가 마침내 싸움을 말렸습니다. 왜들 싸우구 그래? 그깟 토마토 하나 가지구. 송기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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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경 - 혼자 가는 먼 집
혼자 가는 먼 집 - 허수경 당신……,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그래서 불러봅니다 킥킥거리며 한때 적요로움의 울음이 있었던 때, 한 슬픔이 문을 닫으면 또 한 슬픔이 문을 여는 것을 이만큼 살아옴의 상처에 기대, 나 킥킥……, 당신을 부릅니다 단풍의 손바닥, 은행의 두 갈래 그리고 합침 저 개망초의 시름, 밟힌 풀의 흙으로 돌아감 당신……, 킥킥거리며 당신이라고……, 금방 울 것 같은 사내의 아름다움 그 아름다움에 기대 마음의 무덤에 나 벌초하러 진설 음식도 없이 맨 술 한 병 차고 병자처럼, 그러나 치병과 환후는 각각 따로인 것을 킥킥 당신 이쁜 당신……,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내가 아니라서 끝내버릴 수 없는, 무를 수도 없는 참혹…… 그러나 킥킥 당신 허수경, 혼자 가는 먼 집,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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