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미 - 나는야 세컨드1
나는야 세컨드1 - 김경미 누구를 만나든 나는 그들의 세컨드다 ,라고 생각하고자 한다 부모든 남편이든 친구든 봄날 드라이브 나가자던 남자든 여자든 그러니까 나는 저들의 세컨드야, 다짐한다 아니, 강변의 모텔의 주차장 같은 숨겨놓은 우윳빛 살결의 세컨드, 가 아니라 그냥 영어로 두 번째, 첫 번째가 아닌, 순수하게 수학적인 세컨드, 그러니까 이번, 이 아니라 늘 다음, 인 언제나 나중, 인 홍길동 같은 서자, 인 변방, 인 부적합, 인 그러니까 결국 꼴찌 그러니까 세컨드의 법칙을 아시는지 삶이 본처인 양 목 졸라도 결코 목숨 놓지 말 것 일상더러 자고 가라고 애원하지 말 것 적자생존을 믿지 말 것 세컨드, 속에서라야 정직함 비로소 처절하니 진실의 아름다움, 그리움의 흡반, 생의 뇌관은, 가 있게 마련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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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록 - 도깨비 기둥
도깨비기둥 - 이정록 당신을 만나기 전엔, 강물과 강물이 만나는 두물머리나 두내받이, 그 물굽이쯤이 사랑인 줄 알았어요. 피가 쏠린다는 말, 배냇니에 씹히는 세상 어미들의 젖꼭지쯤으로만 알았어요. 바람이 든다는 말, 장다리꽃대로 빠져나간 무의 숭숭한 가슴 정도로만 알았어요. 당신을 만난 뒤에야, 한밤 강줄기 하나가 쩡쩡 언 발을 떼어내며 달려오다가, 또 다른 강물의 얼음 진군進軍과 맞닥뜨릴 때! 그 자리, 그 상아빛, 그 솟구침, 그 얼음울음, 그 빠개짐을 알게 되었지요. 당신을 만나기 전엔, 얼어붙는다는 말이 뒷골목이나 군인들의 말인 줄만 알았지요. 불기둥만이 사랑인 줄 알았지요. 마지막 숨통을 맞대고 강물 깊이 쇄빙선碎氷船을 처박은 자리,흰 뼈울음이 얼음기둥으로 솟구쳤지요. 당신을 만난 뒤에야, 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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