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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대중문화

문화, 일상, 대중 : 문화에 관한 8개의 탐구 ㅣ 박명진 외 / 한나래 / 1996년 12월 문화, 일상, 대중 : 문화에 관한 8개의 탐구 ㅣ 박명진 외 / 한나래 / 1996년 12월 1996년 대한민국 사회에서 새로운 키워드들로 떠오르기 시작한 것은 더이상 혁명도, 민중도 아닌 문화와 일상, 대중이었다. 현실사회주의라 명명된 국가사회주의 체제의 몰락 이후 대한민국 사회는 단순히 맑스 원전의 번역만 뒤늦은 것이 아니라 세계화라는 새로운 트렌드에도 매우 뒤늦었다는 사실을 어느날 갑자기 충격적으로 깨닫는다. 마치 지구를 정복하러 온 외계 비행체에 지구의 컴퓨터 바이러스를 심어 일거에 무력화시킨다는 발상처럼 일순간에 대한민국 사회는 포스트모던이란 한 마디로 모든 것이 설명되고, 모든 것을 설명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혔다. 글쎄, 이 책은 내가 앞서 말하고 있는 서론 격의 이야기처럼 그리 거창한 .. 더보기
문화연구의 이론과 방법들 - 존 스토리 | 박만준 옮김 | 경문사(2002) 문화연구의 이론과 방법들 - 존 스토리 | 박만준 옮김 | 경문사(2002) 우리에게 현실문화연구에서 출간된 "문화연구와 문화이론"의 저자로 잘 알려져 있는 존 스토리의 책 "문화연구의 이론과 방법들"은 문화연구가 실제로 어느 분야에 적용되고 있는가를 실질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문화연구는 여러 분야의 학문들에 기대고 있다. 예를 들어 문화연구에서 논의되는 인물들은 그 자체로 서구의 근현대 사상사를 옮겨온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많은데, 마르크스와 프로이트를 비롯해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사상가들, 알튀세르, 그람시, 벤야민 등등이 이야기된다. 그 못지 않게 문화연구가 건드리고 있는 분야도 폭넓은데(도대체 어느 것이 문화연구고, 어느 것이 문화연구가 아닌지조차 헷갈릴 정도로) 존 스토리의 이 책은 그 .. 더보기
그래엄 터너 - 문화연구입문/ 한나래(1995년) 문화연구입문 ㅣ 한나래 언론문화총서 16 그래엄 터너 지음 / 한나래 / 1995년 10월 이 책의 원제는 "British Cultural Studies"이다. 그럼에도 그냥 문화연구입문이라고 번역되어 제목이 달렸다. 흔히 문화연구를 이야기할 때 혹은 문화연구에 대해 이야기할 때 사용되는 모든 용어들은 컨텍스트(context)에 따라 해석되길 희망하는 것들이다. 컨텍스트란 말 자체는 매우 많이 사용되지만 그 자체가 한 마디로 정의되기 어려운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멋대로 이것을 정의하길 "층위와 맥락"으로 본다. 누구도 이렇게 정의하여 사용하는 것을 보지 못했으므로 순전히 주관적인 판단임을 전제로 하자면 컨텍스트의 사전적 의미는 맥락 혹은 행간이라 할 수 있는 말이다. "모든 진리는 일정한 현실성.. 더보기
에드가 모랭 - 스타 : 스타를 통해본 대중문화론 / 문예출판사(1992년) 스타 : 스타를 통해본 대중문화론 - 에드가 모랭 / 문예출판사(1992년) 에드가 모랭의 "스타 - 스타를 통해본 대중문화론"은 대학 다닐 때 리포트 제출 참고용 도서로 구입했었다. 책이 여직 깨끗한 것으로 보아 그 무렵 구입해 한 차례 읽고는 오랫동안 책꽂이에 꽂힌 채 다시 읽게 될 날을 기다려 왔던 모양이다. 얼마전에야 나는 이 책을 덮고 있던 오래된 비닐을 뜯어내고 새로 비닐 포장을 했다. 얼마전 원전 반대 어쩌구하면서 생태 이야기를 한참 떠들어댔는데 책을 비닐로 포장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뭐냐고 화낼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언젠가 나만의 용도로 이 책들을 재활용하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서 그러하는 것이므로 널리 양해를 구한다. 에드가 모랭이 이 책을 처음 쓴 것이 1972년의 일이므로 현재.. 더보기
문화 연구 이론 - 정재철 지음 | 한나래(1998) 문화 연구 이론 - 정재철 지음 | 한나래(1998) "문화연구이론"이란 책의 성격에 대해서는 이 책의 머리말이 소상하게 밝혀주고 있다. "거의 1년 6개월 전부터 한국방송학회 문화이론분과에 속해 있는 10여명의 소장 학자들은 대학 혹은 대학원에서 대중 문화나 문화 연구를 강의할 때 쓸 수 있는 대학 교재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이를 현실에 옮기기 위해 함께 집필 준비에 들어갔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책이 바로 "문화연구이론"이다. 국내의 소장 학자 10여 명이 모여 문화연구를 가르치기 위해 만든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의 목차를 살펴보는 일은 그런 의미에서 현재 현장에서 강의되고 있는 문화연구, 문화이론의 강의 현장이다. "문화연구이론"은 모두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는 "문화 연구의 주요.. 더보기
대중문화와 문화실천 - 김창남 | 한울 | 1995 대중문화와 문화실천 - 김창남 | 한울 | 1995 셰익스피어가 그랬다던가? 청춘은 뉘 반항할 이 없어도 반항하는 것이라고…. 살아가면서 결정적인 순간이란 것이 과연 있다면 나는 과거의 어느 순간을 그렇게 살았던 것 같다. 그 기억들이 평생의 짐이 될 것이란 사실을 당시엔 알지 못했으나 그로부터 10년이 흐르고, 다시 20년째를 향해 가고 있는 도중에 돌연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공부를 시작했다. 87년에서 90년대 중반에 이르는 시기의 열패감들은 낭패한 마음을 넘어 절망에 이르기도 했었다. 내가 생각했던 진보란 인간의 승리였으나 인간에겐 선도 악도 늘 함께 있었으므로 진보가 늘 선의 승리를 의미하진 않았다. 서구에서의 진보는 오랫동안 일직선상에서 사유되었다. 진보는 전진 혹은 후퇴, 정체라는 세 가지 개.. 더보기
문화연구와 문화이론 - 존 스토리 | 박이소 (옮긴이) | 현실문화연구(현문서가) | 1999 문화연구와 문화이론 - 존 스토리 | 박이소 (옮긴이) | 현실문화연구(현문서가) | 1999 존 스토리의 "문화연구와 문화이론"은 문화이론을 개괄하는 입문서이다. 이 방면의 개론서로 이 책을 포함해 김정은의 "대중문화읽기와 비평적 글쓰기", 원용진의 "대중문화의 패러다임", 김창남의 "대중문화의 이해"를 포함해 모두 4종을 읽었고 다른 책들에 대해선 차례차례 서평한 바 있으니 문화이론 입문서 가운데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것들은 대체로 읽은 셈이다. 그러니 혹자는 그렇게 묻고 싶을 지도 모르겠다. 어느 걸 읽는 것이 가장 좋으냔 의문을 품을 법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무엇을 읽든 별상관없을 듯 싶다. 대체로 4종의 책이 각각의 장점과 단점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김정은의 "대중문화 읽기와 비평적 .. 더보기
시대를 빛낸 정상의 앨범 - 임진모/ 창공사(1996) 시대를 빛낸 정상의 앨범 - 임진모/ 창공사(1996) 내 나름대로는 정리할 건 정리하고 넘어가자는 차원에서 오래전부터 빚진 책들에 대해 빚을 갚는다는 생각에서 나름의 정리작업으로 하고 있다. 이 책 그러니까, 임진모의 "시대를 빛낸 정상의 앨범"은 오랫동안 내 책꽂이에 늘 꽂혀있던 몇 권의 책 가운데 하나다. 세광음악출판사에서 나온 "팝아티스트대사전" 옆자리에 늘 함께 한 책인데, 내가 늘 아쉬워하는 것은 이런 류의 책들이 쌓아올린 작업들은 나름대로 한 시대를 정리하는 중요한 지적, 학문적 작업일 수 있는데, 어째서 수정증보판이 나오지 않는가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시대를 빛낸 정상의 앨범"은 일종의 문화사, 서구 대중음악사를 시대별로 정리하는 작업이다. 이 책의 부제 "음반으로 보는 팝과 록의 역.. 더보기
문화연구(하룻밤의지식여행12) - 지아우딘사르다르 | 이영아 옮김 | 김영사(2002) 문화연구(하룻밤의지식여행12) - 지아우딘사르다르 | 이영아 옮김 | 김영사(2002) 나는 이런 식의 도서에 익숙한 편이다. 그러니까 80년대 말엽에서 90년대 초엽 사이 나름대로 인기를 끌었던 리우스의 만화책들을 말하는 것이다. 당시엔 사회과학 서적을 중심으로 출판하던 "오월"에서 "리우스"(내 기억이 정확하다면 멕시코의 좌파 만화가)가 이런 식의 작업들을 통해 일련의 만화 책들을 시리즈로 간행했다. 사회과학 이론의 빡빡함에 미리부터 질려버린 까닭으로, 혹은 좀더 쉽게 입문하기 위한 방편에서 이 책을 선택했던 이들에겐 상당한 도움을 준 책이다. 리우스는 "쿠바혁명과 카스트로", "레닌", "체 게바라" 등 혁명가들의 생애와 사상, 그들의 이론을 나름대로 잘 요약해주었다. 김영사에서 펴내고 있는 "하룻.. 더보기
세기의 사랑 이야기(살림지식총서 91) - 안재필 | 살림(2004) 세기의 사랑 이야기(살림지식총서 91) - 안재필 | 살림(2004) 앞서 오승욱의 "한국 액션 영화"를 읽고 나서, 화장실에 갈 때 들고 간 책이 안재필의 "세기의 사랑 이야기"다. 화장실 가서 담배 두 대 피워문 동안 다 읽었다고 하면 심한 뻥이겠지만, 변비 있으신 분들은 필경 다 읽고 나올 수도 있겠다. 이유는 두 가지다. 쉽고 재미있으니까. 이 책은 살림지식총서 시리즈 중 한 권으로 전체 쪽수가 96쪽이다. 그러므로 맘만 먹으면(약간의 과장을 섞어서) 한 시간에 두 번 읽을 수도 있겠다. 그런데 이 책의 제목만 안뜻 봐가지고는 내용을 파악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세기의 사랑 이야기"하면 누가 먼저 떠오를까? 왕위를 버린 윈저공과 심프슨 부인의 사랑, 비극으로 끝난 찰스 황태자와 다이애나 비의 사랑..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