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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이

논어(論語)-<학이(學而)편>16장. 不患人之不己知 患不知人也 子曰 不患人之不己知 患不知人也. 공자께서 말씀하길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음을 걱정하지 말고, 내가 남을 알지 못함을 걱정하라.” 정초에 올해는 『논어(論語)』 공부를 목표로 삼았다고 자신 있게 말했는데 5월말이 되어서야 「학이(學而)」편 마지막 장을 살펴보고 있다. 처음부터 허언(虛言)이 될 줄 알았다지만, 먼저 말부터 하지 않고서는 그나마 스스로에게 한 약속조차 지키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어 말부터 앞세웠으나 그것을 변명삼지는 않겠다. 「학이(學而)」편 첫 번째 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子曰,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배우고 때때로 익히니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벗이 있어 먼 곳으로부터 찾아오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남이 알아주지.. 더보기
논어(論語)-<학이(學而)편>15장. 切磋琢磨 子貢曰 貧而無諂 富而無驕 何如. 子曰 可也. 未若貧而樂 富而好禮者也. 子貢曰 詩云 如切如磋 如琢如磨. 其斯之謂與. 子曰 賜也 始可與言詩已矣. 告諸往而知來者. 자공이 묻기를 “가난하여도 아첨하지 않고 부유하여도 교만하지 않다면 어떻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길 “좋으나 가난하여도 즐거워하고 부유하면서도 예를 좋아하는 것만은 못하다.” 자공이 말하길 “시에 이르길 ‘깎고 다듬은 듯 쪼고 간 듯이 한다’고 하였는데 바로 이를 두고 한 말이군요.” 공자께서 말씀하길 “사야, 비로소 너와 더불어 시를 논할 수 있겠구나. 가는 것을 말하니 오는 것을 아는구나.” 「학이」 10장에서 공자의 제자들 중 자공과 자로(子路, BC 543~BC 480)가 없었다면 『논어』가 지금처럼 생생한 재미를 선사하기는 어려웠을 거라고 .. 더보기
논어(論語)-<학이(學而)편>14장. 食無求飽 居無求安 子曰 君子食無求飽 居無求安, 敏於事而愼於言, 就有道而正焉, 可謂好學也已.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군자는 먹는데 배부름을 구하지 아니하며 거처하는데 편안함을 찾지 아니하고, 일을 행하는 데는 민첩하지만 말을 삼가며 도를 지닌 이에게 나아가 자신을 바르게 한다면 가히 배움을 좋아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논어』가 처음부터 끝까지 통일된 순서를 가지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논어』의 가장 첫 머리에 “배우고 때때로 익히니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로 시작되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논어』를 통해 드러난 공자의 말과 행동이 일관되게 보여주는 것은 공자가 배움, 공부하는 것을 진실로 사랑했던 사람이란 것이다. 언젠가 농담처럼 좋아하는 것과 사랑하는 것의 .. 더보기
논어(論語)-<학이(學而)편>11장. 其志其行 子曰 父在觀其志 父沒觀其行. 三年無改於父之道 可謂孝矣. 공자가 말씀하길 “아버지가 살아계실 동안엔 그 뜻을 살피고,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그 행적을 살핀다. 삼년동안 아버지가 하던 바를 바꾸지 말아야 효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사람들이라면 삼년상(三年喪)을 치르진 않아도 누구라도 삼년간의 시묘(侍墓)살이에 대해서는 들어서 알고 있는 이야기다. 장례를 치르는 제도(喪葬制)는 그 자체가 하나의 관습이자 문화이기 때문에 한번 뿌리를 내리면 나름의 의미와 존재 이유가 사라지지 않는 한 지속되는 제도이자 풍속이다. 사실 고려시대에는 삼년상을 치르지 않았다. 백일상(百日喪)을 치르거나 하루를 한 달로 계산해서 치루는 역월단상제(易月短喪制)를 시행하였다고 하는데, 이 역시도 일반적인 풍습이 아니라 지배계급에 .. 더보기
논어(論語)-<학이(學而)편>10장. 溫良恭儉讓鎰之 子禽問於子貢曰 夫子至於是邦也 必聞其政. 求之與 抑與之與. 子貢曰 夫子 溫良恭儉讓鎰之. 夫子之求之也 其諸異乎人之求之與. 자금이 자공에게 묻기를 “부자(공자)께서는 어느 나라에 가시든지 반드시 그 나라의 정사에 대해 듣게 되는데 이는 스스로 구한 것입니까? 그렇지 않으면 준 것입니까?” 자공이 답하기를 “선생님께서는 온화하고, 어질며, 공손하고, 검소하며, 겸양함으로써 얻으셨으니, 선생님께서 구한 것은 다른 사람이 구하는 것과는 다른 것이다.” 자공(子貢, BC 520 ?~BC 456 ?)은 중국 춘추시대 위(衛)나라 출신의 유학자로 공자가 위나라 망명시절에 문하로 들인 제자라고 추정된다. 그는 공문십철(孔門十哲) - 「학이」편 4장 소개 - 중 한 사람으로 재아(宰我)와 함께 언어에 뛰어난 재질을 지녔다고.. 더보기
논어(論語)-<학이(學而)편>09장. 愼終追遠 曾子曰 愼終追遠 民德歸厚矣. 증자가 말하길 “부모의 장례를 정성껏 모시고 먼 조상까지 추모하여 제사를 지내면, 백성의 덕이 두터워질 것이다.” 신종추원(愼終追遠)의 신종이란 부모의 장례에 예를 극진히 하는 것을 말하고, 추원이란 부모의 조상에 이르기까지 오래 되어도 잊지 않고 추모하여 제사를 받드는 것을 의미하는 말이다. 종교적인 이유에서 제사를 지내지 않더라도 가까운 사람을 잃고 추모하는 마음을 품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것이 인정(人情)에 해당하는 일이라는 것을 인정(認定)하는 것과 달리 이것이 조상이 아닌 조상신을 받드는 행위로 이해되는 것은 공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매우 억울할 것이다. 공자를 가리켜 세계 최초의 인본주의(人本主義) 사상가라고 하는 이유는 그가 제사지내는 일조차 인간의 일이지 조상신.. 더보기
논어(論語)-<학이(學而)편>08장. 無友不如己者 子曰 君子不重則不威 學則不固. 主忠信 無友不如己者. 過則勿憚改. 공자가 말씀하길 “군자의 몸가짐이 장중하지 못하면 위엄이 없어지고, 그 학문도 견고하지 못하게 된다. 충성과 신의를 중심으로 행동하며, 자기만 못한 자를 벗으로 삼지 말라. 허물이 있으면 고치기를 꺼려하지 말라.” 『논어』의 「학이」편 8장은 「학이」편 6장 “제자들은 들어와서는 효도하고, 나가서는 공손하도록 하라. 행실을 삼가하고 믿음이 있게 하며 널리 사람들을 사랑하되 어진 이를 가까이 하라. 이를 행하고서 남은 힘이 있으면 글을 배우도록 해야 한다.(子曰 弟子入則孝 出則弟. 謹而信 汎愛衆 而親仁. 行有餘力 則以學文.)”과 연결된다고 볼 수 있다. 8장의 군자(君子)는 6장의 제자(弟子), 다시 말해 ‘학문하는 자’를 의미하고, “군자의.. 더보기
논어(論語)-<학이(學而)편>07장. 賢賢易色 子夏曰 賢賢易色. 事父母 能竭其力. 事君 能致其身. 與朋友交 言而有信. 雖曰未學 吾必謂之學矣. 자하가 말하기를 “어진 이를 어질게 여기길 마치 아름다운 여인을 좋아하듯 하고, 부모를 섬기길 온힘이 다하도록 하며, 임금을 섬길 때에는 온몸을 다 바치며, 벗과 사귈 때에는 말에 믿음이 있도록 한다면 비록 배우지 않았다고 말하더라도 나는 반드시 그를 배운 사람이라 할 것이다.” 공자의 제자로 공문10철(孔門十哲)의 한 사람인 자하(子夏, BC 507~BC 420?)는 중국 위(魏, 山西省)나라 출신으로 본명은 복상(卜商)이다. 특히 시(詩)와 예(禮)에 능하였는데, 공자가 더불어 시를 논할 만하다고 한 일화 “회사후소(繪事後素)”가 있었다. 공자의 사후에는 서하(西河)에서 사람들에게 가르침을 주었으며 위나라 .. 더보기
논어(論語)-<학이(學而)편>06장. 行有餘力 則以學文 子曰 弟子入則孝 出則弟. 謹而信 汎愛衆 而親仁. 行有餘力 則以學文. 공자께서 말씀하길 “제자들은 들어와서는 효도하고, 나가서는 공손하도록 하라. 행실을 삼가하고 믿음이 있게 하며 널리 사람들을 사랑하되 어진 이를 가까이 하라. 이를 행하고서 남은 힘이 있으면 글을 배우도록 해야 한다.” 살다보니 느끼게 되고, 알게 되는 것 중 하나가 일류대학 나왔다고 해서 삶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고, 행복한 것도 아니며, 지혜가 생기는 것도 아니더라는 사실이었다. 만 권의 책을 읽어도 때때로 허망하며, 세상에 대해 한 가지를 알게 되면 열 가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생겼다. 많이 알아갈수록 고독했다. 사실 이것은 공자의 삶이기도 했다. “덕이 있는 사람은 외롭지 않으며 반드시 이웃이 있다(德不孤 必有隣)”고 하였지만 공.. 더보기
논어(論語)-<학이(學而)편>05장. 道千乘之國 子曰道千乘之國, 敬事而信. 節用而愛人. 使民以時. 공자가 말씀하길 “천승(千乘)의 나라를 다스리려면 매사를 신중하게 처리하여 믿음을 얻어야 하며, 쓰는 것을 절약하여 사람을 사랑하고, 백성을 부릴 때는 그 때를 살펴야 한다.” 때마침 용산4구역의 철거민들이 경찰의 강제진압으로 목숨을 잃은 시점에서 공자의 말씀을 읽는 마음이 착잡하다. 천승지국(千乘之國)이란 말 4필이 모는 전차 1,000대를 운용할 수 있는 규모의 나라, 다시 말해 제법 봉토가 큰 제후가 다스리는 지역을 말한다. 천자는 만승(萬乘)이요, 제후는 천승(千乘), 대부는 백승(百乘)이라 했다. 소 한 마리를 키우기 위해서는 1년에 천 평의 땅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말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 산업혁명이 무르익을 무렵 영국 탄광지역에서 선로가 만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