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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고전

대학.중용 강설 - 이기동 옮김 | 성균관대학교출판부(2006) 대학.중용 강설 - 이기동 옮김 | 성균관대학교출판부(2006) 『소학(小學)』과 『대학(大學)』 그리고 독서정한(讀書定限) 올해의 목표이자 내 나름대로 설정한 고전 독서의 첫 단추를 『대학(大學)』 공부로 시작하기로 결심했었다. 2008년 한 해의 결심이자 내 삶의 한 결절(結節)을 이루는 지점이 되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유교문화연구소 소장이기도 한 성균관대 이기동 교수의 강설(講說)로 이루어진 『대학 ․ 중용 강설』은 유교 경전과 한자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사서삼경(四書三經)’을 풀이한 강설 시리즈의 첫 번째 권이다. 이 시리즈가 일반인들에게 비교적 널리 알려진 『논어(論語)』보다 앞서 『대학』을 첫 권으로 한 까닭은 실제로 조선시대에도 유교경전.. 더보기
자발적 복종 - 에티엔느 드 라 보에티 | 박설호 옮김 | 울력(2004) 자발적 복종(Discours de la Servitude volontaire) - 에티엔느 드 라 보에티 | 박설호 옮김 | 울력(2004) “여기서 나는 다만 하나의 문제에만 관심을 기울이려고 한다. 과연 어째서 그렇게 많은 마을과 도시, 그렇게 많은 국가와 민족들이 독재자의 전제정치를 참고 견디는 일이 항상 일어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독재자는 다른 사람들이 그에게 부여한 그 이상의 권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 인민들이 그를 참고 견디는 만큼, 독재자는 그들에게 동일한 정도의 해악을 저지른다. 따라서 인민들이 모든 해악을 감수하지 않고, 무조건 참고 견디는 태도를 옳지 않다고 생각하면, 독재자는 인민들에게 어떠한 해악도 끼치지 못할 것이다. 그렇지만 놀라운 것은 인민들이 마땅히 느껴야 할 고통을 대수.. 더보기
그리스로마 신화사전 - M.그랜트 | 김진욱 옮김 | 범우사 『그리스로마 신화사전』 - M.그랜트 | 김진욱 옮김 | 범우사 “로고스와 뮈토스는 말의 양면이며, 양자 다같이 정신생활의 기본적 기능이다. 논증으로서의 로고스는 올바르고 논리에 닿을 경우는 진실이지만 뭔가 속임수가 있을 경우는 허위가 된다. 그러나 뮈토스는 오로지 뮈토스 외에 아무 목적도 없다.” - 피에르 그리말 ▶ 그리스로마신화의 계보도 사실 신화가 우리에게 중요한 무엇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최소한 우리 국내의 문화사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극히 최근 십여년의 일이다. 80년대말 90년대 초엽까지 우리는 민주화 문제에 전념하고 있던 상황인지라 신화 이야기는 어딘가 멀고 먼 나라의 이야기쯤으로 치부될 수밖에 없었고, 그저 교양의 일부를 이루기 위해 읽어두어야 할 무엇으로 간주되었다. 내가 정확히 그 .. 더보기
책문, 시대의 물음에 답하라 : 조선 과거시험의 마지막 관문 - 김태완 | 소나무(2004) 『책문, 시대의 물음에 답하라 : 조선 과거시험의 마지막 관문』 - 김태완 | 소나무(2004) 연휴가 시작되기 전 잠시 짬이 나기에 헌책방에 들렀다가 몇 권의 책을 주워 담았는데, 그 중 하나가 김태완이 엮은 『책문, 시대의 물음에 답하라 - 조선 과거시험의 마지막 관문』이었다. 책 읽기에도 여러 갈래가 있겠지만 가장 즐거운 책 읽기는 마땅한 용처가 없는 독서다. 의무감에 쫓기지 않는 책 읽기야 말로 책 읽는 즐거움의 백미인 셈이다. 『책문, 시대의 물음에 답하라』를 소파에 누웠다 바로 앉기를 반복하며 반나절 만에 다 읽었다. 연휴 끝에 다시 회사에 출근하였다가 우연치 않게 2004년 9월호 『한국논단』 창간15주년 기념호가 눈에 띄어 살펴보다가 책등에 「역사에서 배우자. 천도(遷都)하면 나라가 멸망했.. 더보기
계몽의 변증법 - 테오도르 아도르노 지음 | 김유동 옮김 | 문학과지성사(2001) 계몽의 변증법 - 테오도르 아도르노 지음 | 김유동 옮김 | 문학과지성사(2001) 『계몽의 변증법』은 인간을 계몽되지 못한 신화적 세계에서 빠져나오도록 한 ‘이성(理性)의 힘이 왜 오늘날 도리어 야만상태로 인류를 몰아가는가.’라는 질문에 답하는 과정을 정리한 책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테오도르 아도르노(Theodor Wiesengrund Adorno), M. 호르크하이머의 『계몽의 변증법』은 어렵다는 평을 듣기는 하지만, 한 때 유행했던 포스트모던한 난해함과는 다른 성격의 어려움이 요구된다. 다시 말해 읽는 일 자체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첫째는 T. W. 아도르노를 다시 읽어야 할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과 싸워야 하는 것이고, 둘째는 책을 읽는 것 못지않게 문장 하나를 읽은 뒤 요구되는 사유의 시간을 견.. 더보기
삼국유사 - 일연 지음, 김원중 옮김 / 을유문화사(2002) 『삼국유사』 - 일연 지음, 김원중 옮김 / 을유문화사(2002) 벌핀치, 오비디우스의 『그리스로마신화』를 보노라면 천지창조, 신과 영웅이야기 그리고 트로이 전쟁의 세 가지 구분으로 나뉨을 알 수 있다. 얼마 전 인도의 『바가바드 기타』를 읽어볼 생각으로 세 권의 『바가바드 기타』 관련서적을 구입했다. 함석헌 선생이 옮긴 『바가바드 기타』(한길그레이트북스 18권)와 간디의 해설로 된 기타를 이현주가 옮기고 당대에서 펴낸 『평범한 사람들을 위해 간디가 해설한 바가바드 기타』 그리고 비노바 바베가 짓고, 김문호가 옮겨 실천문학사에서 펴낸 『천상의 노래』가 그것이다. 내 생각엔 이 정도면 ‘인도 정신의 꽃’이라는 『바가바드 기타』를 읽기 위한 준비 작업이 나름대로 종료되었다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좀 수월하게 .. 더보기
제임스 조지 프레이저 - 그림으로 보는 황금가지|까치글방(2000) 그림으로 보는 황금가지 | 제임스 조지 프레이저 지음 | 이경덕 옮김 | 까치글방(2000) 어떤 학자들의 이름은, 그리고 어떤 학자의 어떤 책들은 다른 이의 책을 읽다가 숱하게 접하게 된다. 예를 들어 맑스의 원전(독어책을 말하는 건 아님)을 읽지 않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어딘가에서는 맑스가 이런 얘기를 했다더라. 발터 벤야민의 "기계복제시대의 예술"이란 짤막한 논문을 읽지 않았어도 벤야민이 "기계복제시대의 예술"에서 이런 말을 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프레이저 역시 그렇게 정작 그의 저작보다는 인용된 문구를 통해 더 많이, 더 자주 만나게 되는 학자다. 종종 고전이나 명저를 추천해달라는 사람들의 막막함 속엔 그런 알맹이만 쏙쏙 빼먹고 싶다는, 직행하고 싶다는, 나는 앞서고 싶고, 실패하고 싶지 않다.. 더보기
신영복 - 강의:나의 동양고전독법(돌베개, 2004) 신영복 선생을 만나뵐 기회가 몇 차례 있었다. 처음은 인천에서 '더불어 숲' 모임에서 당신이 강연하실 때, 다음 두 번은 학교에서 뵈었다. 이재정 당시 성공회대 총장을 인터뷰하는 자리에 신영복 선생이 동석해주셨고, 다음 번엔 당신 자신이 인터뷰의 대상이 되어서 당신의 연구실에서 뵈었다. 이 때 인터뷰 끝내고 함께 학교 식당에서 국수를 먹었고, 식사 후엔 직접 구내 매점에서 아이스크림을 사 오셔서 성공회대 새천년관의 명물인 느티나무 아래 벤치에서 함께 아이스크림을 녹여 먹었다. 그리고 가장 최근에 뵌 것이 부천 '더불어 숲' 모임에서 강연하시는 자리에서였다. 그러니까 이 책 "나의 동양고전 독법 - 강의"를 출간하고 얼마 안되었을 때의 일이었다. 강연 끝나고 간단하게 저자 사인회가 있었는데, 난 그날 선생.. 더보기
위앤커 - 중국신화전설1.2/ 민음사(1999) 중국신화전설 1.2 위앤커 지음, 전인초.김선자 옮김 / 민음사 / 1999년 2월 위앤커의 "중국신화전설1.2"는 본래 대우학술총서 시절에 이미 민음사에서 한 차례 출간한 적이 있는 책이다. 그리고 자료를 찾아보니 지난 2002년 역주본으로 다시 민음사에서 출간된 적이 있는 듯 싶다. 책을 직접 확인해본 것이 아니므로 정확하지는 않지만, 저자와 역자를 보니 내 생각이 맞을 것 같다. 민음사에서 발간하고 있는 "세계문학전집"의 상당수는 이렇게 민음사에서 이전에 단행본의 형태로 출간했던 것을 새롭게 묶은 것들이 꽤 된다. 외국에서 양장본과 페이퍼백을 구분하는 것처럼 민음사에서도 흡사한 방식으로 책을 묶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위앤커의 이 책을 나는 초판(99년2월)으로 가지고 있는데, 지금 것과는 표지 이.. 더보기
중국 고전 명언 사전 - 모로하시 데쓰지 지음 / 솔출판사 중국 고전 명언 사전 - 모로하시 데쓰지 지음 / 솔출판사 중국고전명언사전: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고전 모로하시 데쓰지(諸橋轍次)에게 석학(碩學)이란 헌사를 바치는 것은 전혀 어색한 일이 아니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방대하고 정확한 한자사전이라고 할 수 있는 "대한화사전(大漢和辭典)"의 저자이기 때문이다. 일본인들의 일생일업(一生一業)이란 말이 낯설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한 가지 일에 평생을 바친 사람을 볼 때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것은 어쩔 수 없기 때문이다. 그것은 한 가지 일에 평생을 바친 이들이 있기에 오늘의 우리가 보다 나은 문화적 환경을 누릴 수 있게 된 공로만을 기리기 위한 것은 아닐 게다. 사실 이 책 "중국고전명언사전"은 내가 구입한 책은 아니고, 사무실에 굴러다니길래 며칠동안 공..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