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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현된 전쟁의 표면과 재구성해야 할 전쟁의 진실 사진가 4인이 바라본 전쟁의 표면 - 성남훈, 이상엽, 이성은, 노순택 2007. 5.2. ~ 6.19(5.24 휴관) 평화공간 SPACE*PEACE 주최: 평화박물관 건립추진위원회 재현된 전쟁의 표면과 재구성해야 할 전쟁의 진실 영구혁명은 하나의 유토피아지만 영구전쟁은 하나의 현실이다. 1914~1985년 사이에만도 주요한 전쟁을 꼽자면 제1차 세계대전, 모로코전쟁, 스페인내전, 제2차 세계대전, 인도차이나전쟁, 베트남전쟁, 알제리전쟁, 소위 '냉전' 등이 벌어졌다. 전쟁은 언제나 인간들의 기억 속에 자리 잡고 있다. 영웅적인 기억과 치욕스러운 기억 그리고 인위적으로 재구성된 기억, 남을 죽이도록 명령받거나 허용된 끔찍한 순간 또는 살인의 면책을 부여받은 순간 등이 뇌리에 잡은 것이다. - 제라르 뱅상.. 더보기
홍승우 - 비빔툰(2005) 비빔툰/ 홍승우 지음 / 문학과지성사(2005) 어느 때부터인가 한껏 엄숙하기만 했던 우리 사회의 중앙일간지들이 이제 시사만평뿐만 아니라 만화(코믹스)에도 조금씩 공간을 할애하기 시작했고, 이들 언론사들이 발간하는 다양한 매체에도 만화가 조금씩 터를 잡아나가기 시작했다. 환영할 만한 일이고, 도리어 때늦은 감마저 있지만 그 자체로 좋은 현상이다. 이것이 만화가 자신의 스타성 덕분이든 파워풀한 대중 매체의 영향력 덕분이든 간에 점차 만화가 자신이 스타로 떠오르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아직까지는 소수에 불과하고, 굳이 만화가가 스타가 되어야 할 이유 같은 것은 없지만 가끔 자신의 작품을 정기적으로 게재해주는 매체의 정치적 자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해, 본래 가지고 있던 미덕을 지키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는 작가.. 더보기
고정희 - 쓸쓸한 날의 연가 쓸쓸한 날의 연가 - 고정희 내 흉곽에 외로움의 지도 한장 그려지는 날이면 나는 그대에게 편지를 쓰네 봄 여름 가을 겨울 편지를 쓰네 갈비뼈에 철썩이는 외로움으로는 그대 간절하다 새벽편지를 쓰고 간에 들고나는 외로움으로는 아직 그대 기다린다 저녁편지를 쓰네 때론 비유법으로 혹은 직설법으로 그대 사랑해 꽃도장을 찍은 뒤 나는 그대에게 편지를 부치네 비 오는 날은 비 오는 소리 편에 바람 부는 날은 바람 부는 소리 편에 아침에 부치고 저녁에도 부치네 아아 그때마다 누가 보냈을까 이 세상 지나가는 기차표 한 장 내 책상 위에 놓여 있네 * 시인 고정희하면 무엇이 먼저 떠오르는가? 민족시인, 지리산, 여성의 자의식 등등 여러가지가 떠오르겠지만 난 시인 고정희 하면 무엇보다 먼저 쓸쓸함의 정조가 우선 떠오른다. .. 더보기
강은교 - 사랑법 사랑법 - 강은교 떠나고 싶은 자 떠나게 하고 잠들고 싶은 자 잠들게 하고 그리고도 남은 시간은 침묵할 것 또는 꽃에 대하여 또는 하늘에 대하여 또는 무덤에 대하여 서둘지 말 것 침묵할 것 그대 살 속의 오래 전에 굳은 날개와 흐르지 않는 강물과 누워 있는 누워 있는 구름 결코 잠깨지 않는 별을 쉽게 꿈꾸지 말고 쉽게 흐르지 말고 쉽게 꽃피지 말고 그러므로 실눈으로 볼 것 떠나고 싶은 자 홀로 떠나는 모습을 잠들고 싶은 자 홀로 잠드는 모습을 가장 큰 하늘은 언제나 그대 등 뒤에 있다. * "진부(陳腐)하다"는 말이 있다. 케케묵고 낡았다는 뜻이다. "늘어놓을 진"에 "썩을 부"를 쓴다. 두 글자 모두 "묵은"이란 뜻이 있다. 가령, 내가 누군가와 10년을 사귀었다면 그는 나에게 오래 "묵은" 사람이다... 더보기
김명인 - 베트남1 베트남 1 - 김명인 먼지를 일으키며 차가 떠났다, 로이 너는 달려오다 엎어지고 두고두고 포성에 뒤짚이던 산천도 끝없이 따라오며 먼지 속에 파묻혔다 오오래 떨칠 수 없는 나라의 여자, 로이 너는 거기까지 따라와 벌거벗던 내 누이 로이, 월남군 포병 대위의 제3부인 남편은 출정 중이고 전쟁은 죽은 전남편이 선생이었던 국민학교에까지 밀어닥쳐 그 마당에 천막을 치고 레이션 박스 속에서도 가랭이 벌여 놓으면 주신 몸은 팔고 팔아도 하나님 차지는 남는다고 웃던 로이, 너는 잘 먹지도 입지도 못하였지만 깡마른 네 몸뚱아리 어디에 꿈꾸는 살을 숨겨 찢어진 천막 틈새로 꺽인 깃대 끝으로 다친 손가락 가만히 들어올려 올라가 걸리는 푸른 하늘을 가리키기도 하였다 행복한가고 네가 물어서 생각하면 나도 행복했을 시절이 있었던.. 더보기
악순환 불의에 침묵하지 않고 분노하여 행동에 옮기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침묵을 버리고 저항에 나선 뒤 오래 버티어 살아남는 일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어려운 일은 그렇게 해서 살아남았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올바른 사람으로 남아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보다 더욱 어려운 일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여전히 불의에 휩싸여 있으며 이전보다 더 악해졌다는 것을 확인하는 일이다. 그런 뒤에도 여전히 살아있으며 살아가야 하는 일... 악순환이란 말을 떠올리면서도 좌절하지 않는 일... 더보기
내가 싫어하는 일 세 가지 나는 세상에서 싫어하는 일이 세 가지가 있다. 하나는 누군가를 기다려줘야만 하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누군가에게 같은 일에 대해 두 번 설명하는 일이고, 마지막 하나는 내 앞에서 울고 있는 사람을 위로하는 일이다. 앞의 두 가지는 내 성질이 못 되먹어서 그러는 것이고, 마지막 하나는 내가 못 나서 그렇다. 더보기
논어(論語)-<학이(學而)편>08장. 無友不如己者 子曰 君子不重則不威 學則不固. 主忠信 無友不如己者. 過則勿憚改. 공자가 말씀하길 “군자의 몸가짐이 장중하지 못하면 위엄이 없어지고, 그 학문도 견고하지 못하게 된다. 충성과 신의를 중심으로 행동하며, 자기만 못한 자를 벗으로 삼지 말라. 허물이 있으면 고치기를 꺼려하지 말라.” 『논어』의 「학이」편 8장은 「학이」편 6장 “제자들은 들어와서는 효도하고, 나가서는 공손하도록 하라. 행실을 삼가하고 믿음이 있게 하며 널리 사람들을 사랑하되 어진 이를 가까이 하라. 이를 행하고서 남은 힘이 있으면 글을 배우도록 해야 한다.(子曰 弟子入則孝 出則弟. 謹而信 汎愛衆 而親仁. 行有餘力 則以學文.)”과 연결된다고 볼 수 있다. 8장의 군자(君子)는 6장의 제자(弟子), 다시 말해 ‘학문하는 자’를 의미하고, “군자의.. 더보기
염쟁이 유氏 사회, 문화와 예술 전방위적으로 살펴보고 기획하여 청탁하고,잡지를 만들고, 때때로 글을 쓴다. 그것이 나의 직업이다. 잡지(雜誌)쟁이... 그게 나의 직업이고, 나는 그 직업을 천직으로 여긴다. 초등학생 때 나는 스파이가 되고 싶었다. 스파이가 되기 위해선 무슨 일이든 잘해야 한다고 여겼기 때문에 나는 무슨 일이든 관심을 가졌고, 잡학다식하여 초등학생 때부터 성인이 된 지금까지 퀴즈왕에 나가보라는 제안을 받는다. 스파이를 꿈꾼 아이가 자라서 퀴즈왕이라니... ^^;;; 스파이도 퀴즈왕도 해본 적이 없지만 대신에 현실적으로 나의 천성과 부합되는 일이 서양에서는 매거진이라 하고, 동양에서는 잡지라 부르는 매체의 편집장이 되었다. 매거진이란 말보다 잡지란 말이 이 매체의 성격을 실천적으로, 내용적으로 잘 규정.. 더보기
이시카와 타쿠보쿠 시선 - 민음세계시인선 55 백석이 존경하고 사랑했던 시인 이시카와 타쿠보쿠(石川啄木, 1886 - 1912)의 시집이다. 지금은 죽어 일본 하코다데에 묻혀 있는 시인. 교사 신분으로, 학교개혁을 위해 학생들을 선동하였다는 죄목으로 직장에서 쫓겨난 시인이었다(당시 일본은 국가적으로는 부국강병주의가, 사회적으로는 개인주의가 팽배했다. 말이야 '개인주의'였겠지만 '국가'가 강조되던 시기의 사람들로서는 자신의 내면으로 숨어들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우리에게 고통스러웠던 '근대의 기억'은 일본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일본의 근대화 역시 그들 사회의 내적인 필연성이나 필요에 의한 요구에 의해서 이룩된 것이 아니라 미국의 페리 제독이라는 외세의 압력에서 비롯된 것이었기 때문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도쿄에서 열린 극동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