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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인문학

이현석 - 여행자의 인문학 노트:스페인에서 인도까지,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 여행자의 인문학 노트 - 스페인에서 인도까지,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 이현석 (지은이) | 한티재 | 2013-12-09 브루노 베텔하임(Bruno Bettelheim)은 오스트리아 빈출신의 유대계 정신분석학자로 1938년 빈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다하우와 부헨발트에 있는 독일수용소에 수용되었다가 극적으로 목숨을 건진 뒤 미국으로 건너가 그곳에서 줄곧 장애어린이의 심리치료 분야에 종사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옛이야기의 즐거움』 같은 책을 썼다. 그는 프로이트의 이론을 원용해 서구의 어린이 이야기들 속에 내재되어 있는 심리를 분석하면서 대부분의 이야기들이 어머니의 품을 떠나 낯선 미지의 세계로 나아가는 어린이들의 두려움과 설렘을 담고 있다고 분석했다. 나는 세상의 모든 여행기들도 기본적으로는 이와 다르.. 더보기
조지욱 - 길이 학교다 : 산길, 강길, 바닷길에서 만나는 세상의 모든 역사 길이 학교다 - 산길, 강길, 바닷길에서 만나는 세상의 모든 역사 조지욱 (지은이) | 낮은산 | 2013-10-28 나는 '길'을 사랑한다. 그러나 인간에겐 문명과 소통을 상징하는 길이 생명에겐 죽음을 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로는 길을 걸을 때마다 가끔이라도 그 길의 무게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부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지리를 가르치고 있는 조지욱 선생의 책 "길이 학교다"를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펼쳤다. 그저그런 청소년 상식 증진용 도서쯤으로 여겼던 것이다. 그래서 마감 뒤끝의 심심파적 읽을거리 정도로 시작했는데 "청소년들을 독자로 겨냥한 듯 난이도 자체는 높지 않지만, 깔끔한 문장과 군더더기 없이 간결한 내용에 담긴 수준 높은 통찰이 돋보이는 훌륭한 지리(地理) 입문서"였다고만 정의하고 .. 더보기
권혁태 - 일본의 불안을 읽는다 일본의 불안을 읽는다 - 일본 트라우마의 비밀을 푸는 사회심리 코드 권혁태 (지은이) | 교양인 | 2010-08-20 권혁태의 『일본의 불안을 읽는다』는 지난 2010년에 나오긴 했지만, 그 해에 나온(다시 말해 그해 나온 책들 중에 내가 접해본) 책들 중에서 가장 훌륭한 책일 뿐만 아니라 내가 읽어본 일본 관련 서적 중 가장 빼어난 책으로 손꼽는 책이다.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은 일본의 최근 행보들을 일본의 근현대사를 고찰함으로써 그 이면에 감춰진 일본이란 국가의 욕망과 의도에 대해 사회과학적 분석을 가하고 있다. 분석의 내용과 형식이 매우 정치(精緻)한 책인데, 어떤 까닭에서인지(교양인은 심리학 저서들도 많이 내고 있다) 이 책의 출판사인 교양인은 책제목은 물론 헤드카피까지 '일본 트라우마의 비밀을 .. 더보기
'놀이'에 관한 책들... * "놀이, 유희, 축제, 카니발, 연희"는 각기 다른 개념이지만 비슷한 개념이며 따로 떼어놓기 어려운 개념들이기도 하다. 장 뒤비뇨는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 사람들은 자주 '놀이와 '축제'를 혼동한다. 놀이는 규칙의 수용을 이야기하며 과격한 근육행위에 기호를 부여하고 자연적인 행위로부터 분리되어 스펙타클(spectacle: 연행적인 방법을 통해서 어떠한 행위를 펼쳐보이며 그것을 보는 이들에게 지각 가능하도록 하는 것)로 통합되는 것이다. 반면에 축제는 규칙을 위반하는 것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모든 규칙을 파괴하는 것이다. 위반한다는 것은 사람들이 축제 때 일반적으로 보이는 '규칙 없음'이나 '방탕'을 의미하는 것과는 다르다. 축제는 기호나 규칙을 파괴하는데,.. 더보기
윌리엄 E.B. 듀보이스 - 니그로:아프리카 흑인에 관한 짧은 이야기 "삶을 믿어라" - 윌리엄 E.B. 듀보이스 지금 내 책상에는 삼천리 출판사에서 나온 한 권의 책 "니그로:아프리카 흑인에 관한 짧은 이야기"가 있다. 책을 받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삼천리가 미쳤구나'란 말이 저절로 튀어나왔다. 물론 이 말은 나쁜 의미에서 한 말은 아니었다. 이 책의 저자가 '윌리엄 E.B. 듀보이스(William Edward Burghardt Du Bois, 1868~1963)'이기 때문에 한 말이었다. '삼천리가 미쳤구나'란 말 속엔 '과연 이 책이 몇 권이나 팔릴까…. 그런데 왜 이 책을 냈을까…. 참 좋은 출판사구나.' 등등의 여러 가지 생각들이 함축되어 있다. 듀보이스란 이름은 미국의 근현대사, 그중에서도 인종차별 문제에 대한 글을 읽다 보면 어디서나 마주칠 수 있는 이름이.. 더보기
우리가 공유하는 모든 것 우리가 공유하는 모든 것 - 세상을 바꾸는 새로운 패러다임 제이 월재스퍼 (엮은이) | 박현주 (옮긴이) | 검둥소 | 2013-02-28 | 원제 All That We Share (2010년) 미국의 발명가이자 철학자인 벅민스커 풀러는 "존재하는 현실과 싸우는 것으로는, 결코 변화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 뭔가를 변화시키기 위햐서는, 현존 모델을 쓸모 없게 만드는 새로운 모델을 세워라"라고 말했다. 정확히 요즘 한국의 현실을 말하는 듯 하다. "우리교육"에서 서평을 부탁해서 읽고 있는데, 제목을 듣자마자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개럿 하딘의 '공유지의 비극'이란 오래되었으나 현재까지 보수주의, 신자유주의 논자들의 강력한 근거가 되는 사회과학 논문이었다. 1968년 12월 13일자 『사이언스』에 실렸던 하딘.. 더보기
김경윤 - 처음 만나는 우리 인문학 사마천의 "사기"를 모두 읽는 사람이 있긴 있을까? 드물긴 하지만 간혹 있긴 하다. 나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이긴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 읽어둔 "사기"에 대한 책들을 또 구입한다. 가끔 이런 부류의 열전들을 폄훼하거나 깊이 있는 책이 아니란 식으로서 서평을 써대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부류의 독자들은 자신이 얼마나 부끄러운 부류에 속하는지 미처 인식조차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어렵게 글을 쓰면 대중적이지 못한 저작이라고 비난하고, 대중적인 수준으로 글을 쓰면 이번엔 깊이가 없다고 비난한다. 예전에 나도 그런 독자였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도 모르겠다. 오늘 추천하는 책은 "처음 만나는 우리 인문학"이란 책이다. 나는 이 책을 매우 좋게 읽었고, 저자의 박식함과 깊이에 감탄했다... 더보기
그림으로 보는 세계문화상징사전 - 진 쿠퍼, 이윤기 옮김/ 까치글방(1994) 그림으로 보는 세계문화상징사전 ㅣ 까치글방 87 진 쿠퍼 지음, 이윤기 옮김 / 까치글방 / 1994년 5월 이 책은 직접 구입한 것은 아니고, 누군가 선물해주어서 갖게 되었다. 모두가 알고 있는 방법이고, 학교 다닐 때부터 충분히 권유받아온 방법인지라 새삼 말하지 않아도 잘 알고 있는 방법이겠지만 쉽게 실천에 옮기기 어려운 것 중 하나가 사전을 찾아 그 정확한 뜻을 아는 것이다. 이 책의 옮긴이인 이윤기 선생은 "역자후기"에서 실례로 자신이 경험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한 독실한 크리스천 의사 친구의 결혼 축하연에서의 일이었다고 하는데, 축하예배를 이끌던 목사가 군의관의 군복 깃에 달린, 지팡이를 감고 오르는 뱀의 형상이 수놓인 기장을 가리키면서 '여러분, 이 군의관의 기장을 보세요. 지팡이와 뱀을 보.. 더보기
자살의 연구 - 알프레드 알바레즈 지음, 최승자 옮김 / 청하(1995년) 자살의 연구 - 알프레드 알바레즈 지음, 최승자 옮김 / 청하(1995년) 알프레드 알바레즈의 "자살의 연구"가 국내에 처음 번역소개된 것은 1982년의 일이었다. 우리 사회 전체에 죽음의 분위기가 넘쳐나던 바로 그런 시기에 이 책이 옮겨졌다는 것은 다소 의미심장하다. 이 책의 원제는 "The Savage God: A Study of Suicide"이다. 말그대로 "잔혹한 신: 자살의 연구"인 셈이다. 얼마 전 나는 게르트 미슐레의 "자살의 문화사"란 책에 대한 리뷰를 올린 바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자살 보다는 죽음(Thanatos) 에 대해 좀더 관심이 있고, 공자의 표현을 빌어 말하자면 "삶도 모르거늘 어찌 죽음을 논할 수 있으리요"만 에로스와 타나토스(Eros et Thanatos)는 사실상 한 몸.. 더보기
기호학연대 - 대중문화 낯설게 읽기 대중문화 낯설게 읽기 기호학연대 엮음 / 문경(문학과경계) / 2003년 10월 "대중문화 낯설게 읽기"는 일정한 의도를 가지고 쓰인 책이다. 이 책의 저자들이 모두 꼭같은 의도를 지녔다고 할 수는 없으나 대체로 합의하고 있는 것들은 첫째. "대중문화는 지배 블록과 피지배 블록의 헤게모니가 투쟁하는 장"이란 점이고, 둘째. "대중은 무지하고 야만적이고 대중매체에 쉽게 조작당하는 우중이자 자기 나름의 정체성을 가지고 자기 앞의 세계에 대응하고 문화와 예술 텍스트를 주체적으로 읽는 수용자"란 것이다. 그리고 셋째. "문화는 억압인 동시에 해방"의 속성을 지니고 있다. 넷째. "기호학은 읽고 쓰는 능력을 일컬었던 기존의 ‘리터러시(literacy)’라는 개념을 대체하여 문화에 대한 이해와 판단 능력을 포함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