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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63인의 역사학자가 쓴 한국사 인물 열전 - 한영우선생정년기념논총 간행위원회 엮음 | 돌베개(2003) 63인의 역사학자가 쓴 한국사 인물 열전 - 한영우선생정년기념논총 간행위원회 엮음 | 돌베개(2003) 63인의 역사학자가 쓴 한국사 인물 열전 1 .2. 3. - 인간에 대한 탐구와 사례 연구로서의 열전(列傳) 윌슨은 인문학을 '인간에 대한 생물학' 이라는 식으로 정의한 바가 있다. 그런 점에서 열전(列傳)은 한 개별적인 생물에 대한 연구기가 될지도 모르겠다. 나의 독서가 잡독이라는 사실은 누구보다 나 자신이 가장 잘 안다. 하지만 나 자신이 그나마 비중있게 보는 것은 역시 인문학과 역사, 사회과학, 철학, 문학 분야에 집중되는데, 그 책들을 대상으로 정의해보자면 역시 그 핵심은 '인간을 다룬, 인간에 대한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역시 잡독할 수밖에). 윌슨의 정의를 빌자면 내 주된 연구대상은.. 더보기
라틴 아메리카의 문학과 사회 - 서성철, 김창민 | 까치(2001) 라틴 아메리카의 문학과 사회 - 서성철, 김창민 | 까치(2001) "라틴 아메리카"란 말은 지리적인 구역설정이 아니라 문화적인 설정에 해당한다. 이때의 "라틴"이란 당연히 스페인, 포르투갈 문화권을 의미하는 것이다. 우리에게 "라틴 아메리카"란 말이 던지는 뉘앙스는 부정부패, 군부독재, 빈곤, 미국의 안마당 등 좋지 않은 이미지들인 것도 사실이다. 만약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은 이유로 라틴 아메리카를 단정지어 버린다면 우리나라를 남들이 뭐라 폄하하더라도 별로 할 말이 없어진다. 부정부패, 군부독재, 빈곤, 미국의 영향력은 우리에게도 똑같이 혹은 그에 못지 않은 정도의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적인 면에서 우리가 현재 라틴 아메리카보다 조금 나은 조건에 있다고 해서 나름대로 자부심을 갖고 있.. 더보기
김영동 - 바람의 소리 김영동 - 바람의 소리 부끄럽지만 나는 다룰 줄 아는 악기가 하나도 없다. 노래방에 가도 탬버린으로 리듬 맞추는 일조차 내가 하면 영 흥이 나질 않기 일쑤다. 악기를 배워보고 싶었던 마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으나 어려서는 주변 여건이 그러했고, 중학교 이후부터는 그것이 내게 사치라는 마음이 나로 하여금 악기 다루는 일에 등한하게 만들었다. 결국 그렇게 철 따라 나이 먹는 것이 일이 되어 나는 그저 듣는 귀동냥이나 열심히 하자는 축이 되었을 뿐 악기는 지금까지 단소 시험에 응하느라 중학교 때 단소를 배워본 일 말고는 할 줄 아는 것이 없다. 요새는 그저 거문고를 다뤄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그것도 욕심일 뿐 실제로 배우기 위해 떨치고 나설 가능성은 거의 없으니 빈말인 셈이다. 그런데 하필이면 거문고냐?.. 더보기
빔 벤더스 - 파리 텍사스 (Paris, Texas) 파리 텍사스 (Paris, Texas) 감독 : 빔 벤더스 출연 : 해리 딘 스탠튼, 나스타샤 킨스키, 딘 스톡웰, 오로르 클레망 제작 : 1984 프랑스, 독일, 145분 종종 어떤 영화들은 풍설이다. 실제 영화를 본 사람보다 보지 않은 이들이 더 많은 전설을 남기고 현혹된다. "파리 텍사스" 이 영화 역시 그런 영화일까. "파리 텍사스"와 "퍼펙트 월드"는 나에겐 좀 각별한 영화다. 영화를 이끌어가는 주체라 할 수도 있겠지만 성인 주인공들보다는 그 영화의 아역들에 좀더 감정이입되기 때문이다. "파리 텍사스"에서는 트래비스(해리 딘 스탠튼)의 아들 헌터에게, "퍼펙트 월드"에서는 버치(케빈 코스트너)에게 납치된 필립에게 감정이입이 이루어진다. 이 영화들은 마치 "전원일기"에서 주워기른 막둥이 아들로 등.. 더보기
그리스 신화 - 에드거 파린 돌레르 | 인그리 돌레르 | 최영미 옮김 | 시공주니어(1999) 그리스 신화 - 에드거 파린 돌레르 | 인그리 돌레르 | 최영미 옮김 | 시공주니어(1999) 집에 신화와 관련된 책자들은 나름대로 꽤 된다. 그 가운데 원작자는 같지만 번역자가 다른 그리스로마신화가 몇 종되고, 같은 원작자와 같은 번역자이지만 기획 의도에서 차이가 나거나, 출판사가 다른 경우도 꽤 있다. 예를 들면 토마스 벌핀치, 이윤기 옮김(1996), 『그리스와 로마신화』, 대원사. 토마스 불핀치, 최혁순 옮김(1995), 『그리스․로마신화』, 범우사. 이윤기 편역(2001), 『벌핀치의 그리스로마신화』, 창해. 오비디우스, 이윤기 옮김(1998), 『변신이야기1.2』, 민음사. 미하엘 쾰마이어, 유혜자 옮김(1999), 『신그리스 신화』, 현암사. 이경덕(2002), 『신화 읽어주는 남자』, 명진.. 더보기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전7권)- 미야자키 하야오 | 학산문화사(2010)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전7권)- 미야자키 하야오 | 학산문화사(2010) 미야자키 하야오(宮埼駿)를 이해하기 위한 핵심 텍스트 - 그러나 결코 만만치 않은.... 미야자키 하야오(宮埼駿), 만약 그가 일본인이 아니라면 최소한 양국의 역사적 연원을 거슬러 오르는, 한 작가에 대해 갖게 되는 이미지와 비판들에 대해 몇 차례의 필터링을 거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일본에 관해서만큼은 무엇이든 자유롭지 못한 우리나라에서 상대적이라고는 하더라도 자유로운 편에 속한다. 그의 작품들은 일본 아니메에 대한 선입견들 - 폭력, 섹스, 왜색풍 - 로부터 비교적 너그러운 대접을 받으며 국내에선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들만이 누릴 수 있었던 혜택들 - 청소년의 정서 순화에 유익하다거나, 어린이들도 함께 볼 수 있.. 더보기
그때 카파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 로버트 카파 | 우태정 옮김 | 필맥(2006) 그때 카파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 전설적 포토저널리스트 로버트 카파의 2차대전 종군기(Slightly Out of Focus) - 로버트 카파 | 우태정 옮김 | 필맥(2006) 카파의 사진은 그의 정신 속에서 만들어진다. 사진기는 단순히 그것을 완성시키는 도구에 불과할 뿐이다. 카파는 대상을 두고 어떻게 보고, 어떻게 무엇을 해야하는가를 잘 알고 있었다. 이를테면 그는 전쟁 그 자체를 찍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전쟁이란 격정의 끝없는 확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그밖에 있는 것을 찍어 그 격정을 표현한다. 그는 한 아이의 얼굴 속에서 그 민중 전체의 공포를 나타낸다. - 존 스타인벡 포토저널리즘의 짧았던 전성기를 열고 닫은 최초의 영웅이자 사실상 마지막 영웅이었던 .. 더보기
시대를 빛낸 정상의 앨범 - 임진모/ 창공사(1996) 시대를 빛낸 정상의 앨범 - 임진모/ 창공사(1996) 내 나름대로는 정리할 건 정리하고 넘어가자는 차원에서 오래전부터 빚진 책들에 대해 빚을 갚는다는 생각에서 나름의 정리작업으로 하고 있다. 이 책 그러니까, 임진모의 "시대를 빛낸 정상의 앨범"은 오랫동안 내 책꽂이에 늘 꽂혀있던 몇 권의 책 가운데 하나다. 세광음악출판사에서 나온 "팝아티스트대사전" 옆자리에 늘 함께 한 책인데, 내가 늘 아쉬워하는 것은 이런 류의 책들이 쌓아올린 작업들은 나름대로 한 시대를 정리하는 중요한 지적, 학문적 작업일 수 있는데, 어째서 수정증보판이 나오지 않는가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시대를 빛낸 정상의 앨범"은 일종의 문화사, 서구 대중음악사를 시대별로 정리하는 작업이다. 이 책의 부제 "음반으로 보는 팝과 록의 역.. 더보기
거꾸로 된 세상의 학교 -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 조숙영 옮김 | 르네상스(2004) 거꾸로 된 세상의 학교 -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 조숙영 옮김 | 르네상스(2004) 전후 일본인들에게 용기를 준 인물로 최근 영화화된 역도산이 있다고 한다. 정확히 알 수야 없는 일이지만 그런 역할을 한 또 하나의 존재가 있는데 일본 프로야구의 상징인 요미우리 자이언츠, '교징(巨人)'이다. 일본 야구팬들의 성향 자체가 '교징'과 '안티교징'으로 상징된다 할 수 있는데, 안티교징의 대표 격인 팀이 한신 타이거즈다. 자이언츠가 도쿄(관동)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일본 만화를 애독한 분들은 잘 알겠지만 타이거즈가 위치한 오사카 등 간사이(관서) 지역 사람들은 독특한 지역색으로 도쿄에는 지고 싶지 않다는 정서가 있다. 타이거즈는 이런 지역 정서를 기반으로 매년 '교징을 누르자'는 타도 교징의 구호를 .. 더보기
사랑의 기술 - 에리히 프롬 | 황문수 옮김 | 문예출판사(2006) 사랑의 기술 - 에리히 프롬 | 황문수 옮김 | 문예출판사(2006) "에리히 프롬(Erich Fromm)"의 "사랑의 기술(The Art of Loving)"은 성행위를 위한 69가지 체위를 알려주는 책은 아니다. 간혹, 책 제목만으로 그런 오해 내지는 사랑에 대한 방법론적인 기술(skill)로 착각할 수도 있기에 하는 말이다. 한때 에리히 프롬은 국내에서 나름대로 주목받는 위치를 차지한 사회사상가였으나 최근의 조류는 그를 한물간 혹은 예전의 중요도에 비해 명성이 많이 하락한 것으로 취급하고 있다(여전히 중요한 데도 불구하고).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일원으로 에리히 프롬은 프랑크푸르트학파의 마르크스주의 비판이론에 프로이트를 접목시키고 있다. 프랑크푸르트학파는 192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설립된 사회과학..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