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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멸을 꿈꾸는 글쟁이의 삶 - 사진은 지난 2010년 연평도 포격사건 직후 연평도에서 만난 눈웃음이 장난 아니었던 멍멍양 ^^ 페이스북은 사람들에게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신가요?" 묻는다. 궁금해서 묻는 것도 뭐라고 할 말도 없지만 아무 생각 없는 내게도 생각을 강요하는 측면은 있다. 내가 이른바 매문(賣文)을 하기 시작한 것이 언제부터더라? 돌이켜 생각하기도 어려울 만큼 오래된 일도 아닐 텐데 기억이 잘 나질 않는다. 스스로 마음에 염을 세우긴 내 나이 서른이 되기 전엔 결코 내 글을 돈받고 파는 일은 없을 거라고 했었고, 지금은 저 세상 사람이 된 출판평론가 최성일 선생이 출판저널 근무할 때 첫 청탁을 받았던 것이니 제법 오래 전 일이긴 하다. 어쨌든 잘해야 1년에 한두 번이던 것이 1년에 서너 번이 되고, 그것이 언젠가.. 더보기
먼 세월, 먼 세상을 거쳐 다시 내 손에 돌아온 유리병편지 누군가에게 나는 잘 알 수 없는, 유명하지 않은, 따라서 신뢰할 수 없는 저자일 텐데 누군가는 먼저 내 책의 제목에 이끌려서 내 책을 읽었을 테고, 누군가는 개인적 필요에 따라 내 책을 읽었을 게다. 책을 내면서 가장 기대되는 것은 독자의 서평이다. 어쩌면 책이란 미지의 상대에게 띄우는 '유리병편지'이고, 나는 그 '유리병편지'가 언젠가 먼 세월, 먼 세상을 거쳐 다시 내 손에 돌아오길 희망한다. 그리고 이렇게 돌아온 흔적을 내 몸의 일부처럼 반갑게 맞이한다. http://www.garosoogilbooks.com/?p=2086 더보기
먼지 없는 방- 삼성반도체 공장의 비밀(평화 발자국 10) | 김성희 (지은이) | 보리 | 2012 먼지 없는 방- 삼성반도체 공장의 비밀(평화 발자국 10) | 김성희 (지은이) | 보리 | 2012 또 하나의 가족 2007년 12월의 어느 날, 제가 평소 후원하고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평화박물관 송년회 자리에서 삼성에서 일했던 여성 노동자, 우리가 흔히 ‘공순이’라 부르는 분들을 만났습니다. 그 자리에서 그 분들이 평범한, 그러나 또한 범상치 않은 삶의 이야기를 전해 듣는 자리가 마련되었습니다. 1980년대 초반 어느 운동권 학생은 “슬픔도 노여움도 없이 살아가는 자는 조국을 사랑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이 말을 처음 들었던 순간의 감동이 지금도 잊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저는 이 말 또한 지극히 오만한 표현일 수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비정규직 법안.. 더보기
나쁜 친구/ 앙꼬 지음 / 창비 / 2012년 8월 나쁜 친구/ 앙꼬 지음 / 창비 / 2012년 8월 내 인생이 궤도를 이탈하던 순간 과거 일요일 저녁에 해주던 프로그램 중 이란 것이 있었다. 마치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Frost)의 시(詩) 에서 모티브를 따온 듯 인생의 고비에 선 주인공 이휘재가 선택의 기로에서 “그래, 결심했어!”라고 외치면 화면이 양 편으로 갈라지면서 각각의 선택에 따른 인생의 결말을 보여주는 코미디물이었다. 나름 한 세월을 살아낸 뒤 돌아보면 우리는 인생의 어느 지점에서 내렸던 선택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깨우치기도 한다. 과거에서 현재, 미래로 이어지는 어느 순간들은 무수한 사건의 점(點)들이 연결되어 만들어진 선(線)이지만 때로 인생의 어느 한 순간은 대나무 마디처럼 결정적인 순간들도 있기 마련이다. 이것을 .. 더보기
신체적 접촉에 관한 짧은 회상/ 정송희 지음 / 새만화책 / 2004년 5월 신체적 접촉에 관한 짧은 회상/ 정송희 지음 / 새만화책 / 2004년 5월 "인간에게는 어두운 면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이야기하고, 사회가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리라는 낙관론만을 어린이들에게 강조하는 것이 문화적인 관습이 되었다" - 브루노 베텔하임 1. 있잖아. 누가 그러는데 잔인한 아동성폭력 범죄에 대한 보도가 연일 매스컴을 통해 흘러나오지만 가만히 돌아보면 성폭력은 멀리 있지 않았다. 인터넷 커뮤니티나 SNS를 통해 그동안 이런 사건이 있을 때마다 접한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 성폭력은 비단 『도가니』의 그 학교에서만 벌어진 일이 아니었다. 말할 수 없고, 말할 수 없어서, 말할 수 없기에 더욱 힘이 들며, 말한다고 해서 이해될 수 있고, 이해받을 수 있다고 믿을 수 없기에 더욱 말할 수 없다... 더보기
누가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가(언론보도스크랩) 누가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가, 전성원, 인물과사상사(2012)- (언론보도 스크랩) (한국일보) 01. 제민일보(2012년 08월 17일, 금) - http://www.je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292906 02. 경향신문(2012년 08월 17일, 금) : 고영득 기자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208171924025&code=900308 03. 한겨레(2012년 08월 17일, 금) : 권귀순 기자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547598.html 04. 한국일보(2012년 08월 17일, 금) : 채지은 기자 - http://ne.. 더보기
누가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가- 헨리 포드부터 마사 스튜어트까지 현대를 창조한 사람들 누가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가: 헨리 포드부터 마사 스튜어트까지 현대를 창조한 사람들 - 전성원 (지은이) | 인물과사상사 | 2012-08-16 목차 책을 펴내며 01 헨리 포드 - 현대를 창조한 포드주의, 그리고 포드주의가 창조한 현대의 시간 02 미하일 칼라시니코프 - 민족해방운동과 테러의 상징, AK-47 돌격소총 03 윌리엄 보잉 - 전쟁과 평화의 두 얼굴을 가진 하늘의 거인 04 샘 월튼 - 유통혁명을 일으키고 워킹푸어를 양산하다 05 모리타 아키오 - 소니 워크맨이 만든 개인주의 혁명 06 조지 갤럽 - 침묵하는 다수의 생각을 읽어 여론 제국을 건설하다 07 에드워드 버네이스 - PR의 아버지 혹은 정보조작의 대부 08 로버트 우드러프 - 콜라를 통한 세계화, 코카콜로니제이션의 대부 09 새.. 더보기
곽효환 - 삶 이후의 삶 삶 이후의 삶 - 곽효환 지구 역사상 스스로의 수명을 끊임없이 놀라울 정도로 늘려온 유일한 존재인 인간이 직 면한 가장 큰 고민은 삶 이후의 삶이다. 페루 중남부 안데스 산맥 고원에 자리 잡은 고대 잉카 제국의 후예들은 인생은 사람으로 그리고 사랑으로 쓰는 것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살만치 살았다고 생각하면 스스로 좋은 날을 택해 가족과 친지, 은인, 더불어 살고 있는 마을 사람 그리고 척 지고 등 돌렸던 사 람들까지 모두를 불러 성대한 잔치를 연다. 그렇게 한바탕 놀고 나면 세상일에 손을 놓고 더 이상 관여하지 않는다. 그것이 그들의 오랜 관습이다. 사람들도 그날 이후엔 그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고 그가 무엇을 하든 개의치 않고 보아도 보았다 하지 않는다. 남은 삶은 그렇게 살아 있으나 죽어 있고 혹은 그.. 더보기
김왕노 - 사랑, 그 백년에 대하여 사랑, 그 백년에 대하여 - 김왕노 이별이나 상처가 생겼을 때는 백년이 참 지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로 쓰린 몸에 감각에 눈물에 스쳐가는 세월이 무심하다 생각했습니다. 백년 산다는 것은 백년의 고통뿐이라 생각했습니다. 차라리 상처고 아픔이고 슬픔이고 다 벗어버리고 어둠 속에 드러누워 있는 것이 축복이라 했습니다. 밑둥치 물에 빠트리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엉거주춤 죽어지내듯 사는 주산지 왕버들 같다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사랑을 알고부터 백년은 너무 짧다 생각했습니다. 사랑한다는 말 익히는데도 백년은 갈 거라 하고 손 한 번 잡는데도 백 년이 갈 거라 생각했습니다. 마주 보고 웃는데도 백년이 갈 거라 생각했습니다. 백년 동안 사랑으로 부풀어 오른 마음이 꽃피우는데도 백년이 갈 거라 생각했습니다. 사랑.. 더보기
고영조 - 맹지 맹지 - 고영조 맹지盲地라는 말을 처음 들었다 오세영 시인이 우포에서 가르쳐 주었다 경기도 안성 어딘가 만년에 누옥을 앉히겠다고 마련한 곳이 길 없는 땅 맹지라고 맹인이 있으면 맹지도 있다는 뜻이다 눈멀고 귀 먼 청맹과니 길 없는 땅 마음 끊긴 마음들 길도 마음도 닿을 수 없다면 그게 장님이 아니고 무엇이랴 그 혜안이 눈부시다 가시덤불 길길이 우거진 저 쪽에 맹지가 있고 마음 굳게 닫힌 저쪽에 그대가 있다 산하도처 길 없는 땅 마음 끊긴 마음들 버려져 있다 눈 먼 마음으로 가는 그 곳에 맹지가 있다 그걸 배웠다. 출처 : 시집 2010. 현대시시인선 * 길 없는 땅, 길을 낼 수 없는 땅을 가리켜 '눈먼 땅'이란 의미에서 '맹지(盲地)'라 부른다는 걸 이 시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시의 정황을 살펴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