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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論語)-<학이(學而)편>13장. 信近於義 言可復也 有子曰 信近於義 言可復也 恭近於禮 遠恥辱也 因不失其親 亦可宗也. 유자가 말하길 “믿음을 지키는 것이 의에 가까우면 말이 바뀌지 않을 것이며 공손함이 예에 가깝다면 치욕을 멀리 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가까운 이를 잃지 않는다면 가히 존경할 만하다.” 신영복 선생은 『논어』를 인간관계론의 보고라고 하였다. 사람을 뜻하는 한자어 인(人)이란 말 자체가 두 사람이 서로 기대어 있는 형상에서 온 것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인간(人間)이란 한자어 자체가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의미하는 것처럼 사람은 홀로 설 수 없는 존재이며 혼자라는 것은 그 자체로 성립할 수 없다고 보았다. 곽경택 감독의 (2001)라는 영화가 있었다. 한동안 한국의 역대 흥행 영화 랭킹 1위를 할 만큼 당시로는 최고의 흥행성적을 올린 영화였다... 더보기
헌법의 풍경 : 잃어버린 헌법을 위한 변론 - 김두식 | 교양인(2004) 『헌법의 풍경 : 잃어버린 헌법을 위한 변론』 - 김두식 | 교양인(2004) 개인적으로 지난해(2004년) 책을 통해 알게 되고, 만나게 된 저자 혹은 사람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인물을 꼽자면 한동대 법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김두식 선생을 꼽아야겠다. 해마다 반복되는 다사다난(多事多難)이란 말이 무색할 만큼 많은 일이 일어났던 지난 한 해였지만 가장 많은 이들이 사건 1위로 꼽은 것은 대통령 탄핵 사태였다.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기각처분은 민주주의란 곧 법에 의한 통치를 의미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만들었다. 그러나 10월 21일 헌법재판소가 관습헌법이란 논리로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에 대해 위헌판결을 내리자 우리는 헌법을 새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는 우리 정치권이 사회의 다양한 의견과 논쟁.. 더보기
김민수의 문화디자인 : 삶과 철학이 있는 디자인 이야기 - 김민수 | 다우출판사(2002) 『김민수의 문화디자인 : 삶과 철학이 있는 디자인 이야기』 - 김민수 | 다우출판사(2002) 1. 8.15는 누구를 위한 해방이었던가? 지난 총선이 있기 얼마 전 민족문제연구소를 방문할 일이 있었다. 그곳에서 민족문제연구소 소장으로 계신 문학평론가 임헌영 선생을 뵈었는데, 임헌영 선생님은 참 변치 않는 분이구나 하는 생각을 새삼하게 되었다. 머리 위에 서리가 내렸다는 걸 제외하면 당신은 지금 물리적인 나이로 청년인 사람들보다 더 푸른 청춘이셨다. 민족문제연구소가 우리들 시야에 들어온 것은 얼마전 누더기로 통과된 친일진상규명법과 친일인명사전 편찬과 관련한 예산을 국회가 삭감한 일 때문이었다. 그날 임헌영 선생은 1945년의 8.15를 해방이니, 광복절이니 하는 명칭 없이 그저 '8.15'라고 부른다 하셨.. 더보기
깊고 푸른 것이 어디 몸에 물든 멍뿐이겠습니까? 깊고 푸른 것이 어디 몸에 물든 멍뿐이겠습니까? - 내 마음의 모래바람에게 보내는 여섯 번째 편지 혹시 내가 하고 있다는 문화망명지에 가보았을 테지. 그곳에 가면 망명신청이라고 회원가입을 위한 게시판이 있는데, 그곳에서도 밝혔듯이 난 긴 글이 좋아. 만약 세상이 책이라면 난 세상을 벌써 다 읽어버렸기 때문이라고 해두자. 아주 어렸을 적에 나는 세상을 다 알아버렸어. 건방진 얘기라고 해도 하는 수 없다는 거, 그대가 뭐라 하건 세상의 바닥을 이미 보아버렸다는 내 느낌, 조금도 변함이 없을 거라는 거 그대도 이미 알겠지. 그래서 그래, 긴 글을 원하는 건. 내가 아직 읽지 못한 것이 있다면 당신이니까. 내게 그것을 보여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고, 그것이 아니라면 난 이미 다 읽었으니 네가 읽은 걸.. 더보기
바람구두가 선정한 2007년의 책과 사건 - 월간 <함께 사는 길>, 2007년 12월호 바람구두가 선정한 2007년의 책과 사건 영화 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는 인민을 해방시키기 위한 군대를 자임했던 빨치산이 인민으로부터 버림받고 패퇴하던 와중에 던진 빨치산 대장의 한 마디였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지금 이 시점에서 진보와 개혁을 고민했던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싶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2007년은 유난히 과거를 되돌아 볼, 아니 되돌아보아야만 하는 시점에 다다른 한 해였다. 87년 6월항쟁 20년과 IMF외환위기 10년 - 『민주화 20년의 열망과 절망』 마르크스는 인간이 역사를 만들지만 그 역사는 “자신이 선택한 상황에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주어진, 물려받은 상황”에서 만들게 된다고 말했다. 6월항쟁으로부터 20년, 우리.. 더보기
한형석 - 웰컴 투 마이 텐트 / 중앙books(2008) 『웰컴 투 마이 텐트』 - 한형석/ 중앙books(2008) 『논어(論語)』의 「爲政(위정)」편에 “나는 열다섯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 서른에 그 뜻을 확고히 세웠으며, 마흔에는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아니 하였고, 쉰에 하늘이 내린 뜻을 알았고, 예순에는 남의 말이 귀에 거슬리지 않게 되었고, 일흔이 되어서는 마음이 하고자 하는 대로 따르더라도 법도를 넘어서지 않았다(子曰十有五而志干學 三十而立 四十而不惑 五十而知天命 六十而耳順 七十從心所欲 不踰矩)”라는 말이 있다. 그로부터 동양에서는 나이 열다섯을 지학, 서른을 가리켜 이립(而立), 마흔을 불혹이라 부르게 되었다. 요즘의 기준으로 나이 열다섯에 배움에 뜻을 두기도 어렵지만, 나이 서른에 뜻을 세워 확고하게 섰다고 말하기는 더더욱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더보기
황지우 - 타르코프스키 감독의 고향 타르코프스키 감독의 고향 - 황지우 고향이 망명지가 된 사람은 폐인이다. 출항했던 곳에서 녹슬고 있는 폐선처럼 옛집은 제자리에서 나이와 함께 커져가는 흉터; 아직도 딱지가 떨어지는 그 집 뒤편에 1950년대 후미끼리 목재소 나무 켜는 소리 들리고, 혹은 눈 내리는 날,차단기가 내려오는 건널목 타종 소리 들린다. 김 나는 국밥집 옆을 지금도 기차가 지나가고. 나중에는 지겨워져서 빨리 죽어주길 바랐던 아버지가 파자마 바람으로 누워 계신 그 옛집, 기침을 콜록콜록, 참으면서 기울어져 있다. 병들어 집으로 돌아온 자도 폐인이지만 배를 움켜쥐고 쾡한 눈으로 나를 쏘아보신 아버지, 삶이 이토록 쓰구나, 너무 일찍 알게 한 1950년대; 새벽 汽笛에 말똥말똥한 눈으로 깨어 공복감을 키우던 그 축축한 옛집에서 영원한 .. 더보기
천재 유교수의 생활 - 야마시타 카즈미 지음 | 서현아 옮김 | 학산문화사 천재 유교수의 생활 - 야마시타 카즈미 지음 | 서현아 옮김 | 학산문화사 사람을 가리키는 말은 매우 많다. 사람, 인간, 민중, 군중, 대중, 인민, 서민 등등... 때로는 정치적으로, 학문의 엄밀성을 위해 용어는 구분되고, 구분될 때마다 각각의 용어들은 별도의 의미를 지니게 된다. 사람 혹은 여러 사람들을 일컫는 말 가운데 가장 나중에 온 말은 무엇일까? 민중? 하기사 우리가 민중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내 생각에 가장 나중에 발견되었으며, 가장 나중까지 논란의 여지로 남을 인간은 '개인'일 듯 싶다. 최근 역사학계의 새로운 조류로 주목받기 시작한 '일상사'에서(이와 관련한 책으로 몇 해 전 청년사에서 출간된 『일상사란 무엇인가』와 개마고원에서 출간된 『나치시대의 일.. 더보기
오세영 - 연(鳶) 연(鳶) - 오세영 위로 위로 오르고자 하는 것은 그 무엇이든 바람을 타야 한다. 그러나 새처럼, 벌처럼, 나비처럼 지상으로 돌아오길 원치 않는다면 항상 끈에 매달려 있어야 하는 것, 양력(揚力)과 인력(引力)이 주는 긴장과 화해 그 끈을 끊고 위로 위로 바람을 타고 오른 것들의 행방을 나는 모른다. 다만 볼 수 있었던 것, 갈기갈기 찢겨져 마른 나뭇가지에 걸린 연, 혹은 지상에 나뒹구는 풍선의 파편들, 확실한 정체는 모르지만 이름들은 많았다 마파람, 샛바람, 하늬 바람, 된 바람, 회오리, 용오름…… 이름이 많은 것들을 믿지 마라. 바람난 남자와 바람난 여자가 바람을 타고 아슬아슬 허공에 짓던 집의 실체를 나 오늘 추락한 연에서 본다 출처 : 『학산문학』, 2008년 가을호(통권 61호) * 오세영 선.. 더보기
아리엘 도르프만 - 둘 곱하기 둘 둘 곱하기 둘 - 아리엘 도르프만(Ariel Dorfman) 동지여, 감방에서 그 방까지 몇 걸음 걸리는지 우리 모두 알고 있다오. 스무 걸음이라면 화장실로 그대를 데려가는 게 아니라오. 마흔다섯 걸음이라면 운동하라고 그대를 데리고 나가는 건 절대 아니라오. 여든 걸음을 세고 나서 장님처럼 고꾸라지듯이 층계를 오르기 시작하면 오, 여든 걸음이 넘는다면 오직 한 군데가 있을 뿐이오 그들이 그대를 끌고 갈 수 있는 곳은. 오직 한 군데가 있을 뿐이오 오직 한 군데가 있을 뿐이오 그들이 그대를 끌고 갈 수 있는 곳은 이제는 오직 한 군데밖에 없다오 출처 : 아리엘 도르프만, 이종숙 옮김, 『싼띠아고에서의 마지막 왈츠』, 창작과비평사, 1998. * 내 주변엔 감옥에 다녀온 사람들이 꽤 많다. 그러다보니 주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