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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천재 유교수의 생활 - 야마시타 카즈미 지음 | 서현아 옮김 | 학산문화사 천재 유교수의 생활 - 야마시타 카즈미 지음 | 서현아 옮김 | 학산문화사 사람을 가리키는 말은 매우 많다. 사람, 인간, 민중, 군중, 대중, 인민, 서민 등등... 때로는 정치적으로, 학문의 엄밀성을 위해 용어는 구분되고, 구분될 때마다 각각의 용어들은 별도의 의미를 지니게 된다. 사람 혹은 여러 사람들을 일컫는 말 가운데 가장 나중에 온 말은 무엇일까? 민중? 하기사 우리가 민중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내 생각에 가장 나중에 발견되었으며, 가장 나중까지 논란의 여지로 남을 인간은 '개인'일 듯 싶다. 최근 역사학계의 새로운 조류로 주목받기 시작한 '일상사'에서(이와 관련한 책으로 몇 해 전 청년사에서 출간된 『일상사란 무엇인가』와 개마고원에서 출간된 『나치시대의 일.. 더보기
막스와 모리츠 - 빌헬름 부쉬 지음, 곰발바닥 옮김 / 한길사 / 2001년 7월 『막스와 모리츠(Max and Moritz)』 - 빌헬름 부쉬 지음, 곰발바닥 옮김 / 한길사(2001) 독서 시간은 10분이지만 생각할 거리는 ... 빌헬름 부쉬(Wilhelm Busch)의 초기작이자 가장 대표작이기도 한 『막스와 모리츠』 를 읽는데 걸린 시간은 채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그야말로 전광석화처럼 읽었는데,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도 진한 여운이 남았다. '허, 거참 신기한 일이다.' 읽는데 10분도 걸리지 않았는데, 다 읽고 이틀 동안 다른 사무 때문에 몹시 바쁘게 보냈는데도 계속 생각이 나다니 드문 경험이었다. 이 책을 읽는 10분 동안 들었던 주된 생각은 "거 참 장난이 심한 녀석들이네."와 "헉, 그렇다고 주인공들을 그렇게 죽일 것까지야."란 생각이었다. 문학적으로 볼 때 작.. 더보기
Book+ing 책과 만나다 - 수유연구실+연구공간 너머 지음 / 그린비(2002) 『Book+ing 책과 만나다』 - 수유연구실+연구공간 너머 지음 / 그린비(2002) 『book+ing 책과 만나다』를 비롯해 올해는 ‘책에 관한 책' 혹은 '책을 소개하고 있는 책' 10여 권을 집중적으로 만날 기회가 있었다. 올해는 인터뷰를 엮은 책도 꽤 많이 나왔는데, 『book+ing 책과 만나다』 역시 어떤 의미에선 책을 주인공으로 한 인터뷰를 엮은 책이라 할 수 있다. 가끔 남을 인터뷰한 책들을 읽다보면(직업상의 이유로 나 역시 종종 누군가를 인터뷰하는 자리에 따라 나설 기회가 있지만) 인터뷰 내용의 질적인 문제를 떠나 천편일률적이란 생각이 든다. 한 인물을 각기 다른 사람이 인터뷰할 때도 그렇고, 각기 다른 인물을 한 사람이 인터뷰할 때도 그렇고 어째서 인터뷰 글들은 하나 같이 뻔한 이야기.. 더보기
한국전쟁 - 끝나지 않은 전쟁, 끝나야 할 전쟁 - 박태균 / 책과함께 / 2005년 『한국전쟁 - 끝나지 않은 전쟁, 끝나야 할 전쟁』 - 박태균 / 책과함께 / 2005년 현재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로 있는 박태균 선생의 책 『한국전쟁 - 끝나지 않은 전쟁, 끝나야 할 전쟁』을 읽으며 처음 들었던 생각은 나와야 할 책이 나왔다는 것이다. 우리 역사를 이야기하며 수백 번에 이르는 외침을 이야기하지만, 한국사적으로가 아닌 국제사적으로 의미가 큰 전쟁이라 한다면 고구려와 수의 전쟁, 제1차 조일전쟁이라 할 수 있는 임진왜란, 그리고 현대에 들어와서는 한국전쟁이다. 현재에 와서는 어느 정도 ‘한국전쟁’이라고 정리되는 듯한데, 사실 한국전쟁만큼 많은 별칭으로 불린 전쟁도 많지 않을 것이다. 동란이나 사변이란 명칭은 어느 정도 관변화된 명칭이라 할 수 있고, 학문적으로 중립적이라 할 수 없기.. 더보기
시로 마사무네 - 『애플시드』 시로 마사무네 - 『애플시드』 사람들이 ‘오시이 마모루’와 그의 에 열광할 때, 비애를 느꼈다면.... 이상한 사람 취급받을까? 영화. 오시이 마모루의 vs 만화. 시로 마사무네의 이미 눈치 채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나는 일본 아니메의 열광적인 매니아이다. 그렇다고 일본 아니메의 작가 연보를 줄줄이 외우는 오타쿠적인 매니아는 아니고, 감상하길 즐기고, 기회가 닿는 대로(이 말은 "닥치는 대로"에 비해 얼마나 우아한가?) 수집하는 정도에 그친다. 일본 아니메에 열광하게 된 계기는 아무래도 작품 자체보다는 플라모델 조립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초등학교 고학년 무렵부터 건담 시리즈를 조립하면서 그 리얼한 작동에 경악했다. 그것은 건담 이전의 로봇들이 일종의 슈퍼 거대 로봇물이라 어린 내 눈에도 뭔가 어설퍼 보였기.. 더보기
콘스탄트 가드너(The Constant Gardener) 콘스탄트 가드너(The Constant Gardener)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감독, 랄프 파인즈 외 출연 / 2006년 개봉 혹시 이 영화의 포스터나 광고용으로 제작된 홍보 필름에 속지 마시길... 나 '저스틴(랄프 파인즈)'은 평범한 영국인이다. 그것도 아주 평범한 보통 사람이다. 대개의 영국인들이 그러하듯 나 또한 취미로 작은 정원을 가꾸길 즐겨한다. 그러나 어떤 면에선 평범하지 않은 사람일지도 모른다. 일단 나 '저스틴'은 외교관이기 때문이다. 때때로 영국의 시민들은 영국의 외교가 구 시대적이며, 제3세계의 인권이나 빈곤 문제에 대해 지나치게 자국의 이해관계에 따른다고 비판하지만 나는 그저 내게 맡겨진 소임을 다할 뿐이다. 외교관이라 하지만 차라리 샐러리맨이란 생각으로 바라봐주면 고맙겠다. 때때로 .. 더보기
천년의 그림 여행 - 스테파노 추피 지음 | 서현주 옮김 | 예경 『천년의 그림 여행』 - 스테파노 추피 지음 | 서현주 옮김 | 예경 세계적으로 이름난 출판사란 것이 있다. 프랑스의 갈리마르, 일본의 이와나미 같이 종합출판사로 명성을 얻은 출판사가 있는가 하면 예술관련 서적을 전문적으로 출판하여 명성을 얻는 전문출판사도 존재한다. 프랑스의 라루스, 영국의 파이돈, 독일의 타쉔은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명성을 얻은 출판사들이다. 이것을 그대로 한국에 대입해보면 우리의 출판 환경이 고스란히 드러난다고 할 수 있는데, 작년 한 해 우리 사회를 대변할 만한 여러 키워드들이 있었지만, 문화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 가장 두드러진 것은 누가 뭐래도 "한류(韓流)"를 꼽지 않을 수 없다. "조용한 아침의 나라"란 말은 그 출처가 어디인지, 언제부터 사용되었는지 확인하기 어려울.. 더보기
노튼영문학개관 - M.H. 에이브럼즈 지음 | 김재환 옮김 | 까치(1999) 『노튼영문학개관』 - M.H. 에이브럼즈 지음 | 김재환 옮김 | 까치(1999) 전공이 영문학이었던 사람들에게 『노튼영문학개관』을 읽었느냐고 묻는 건, 역사를 전공한 이들에게 E.H.카의 『역사란 무엇인가』를 읽었느냐고 묻는 것과 흡사하다. 영문학전공자들의 필독서로 꼽히는 책이고, 국내에서 출간된 책 가운데 이보다 더 좋은 책도 물론 있겠지만 아직까지 명성이란 측면에서 이 책을 능가하고 있는 책은 없는 것 같다. 이 책을 한 마디로 이야기하자면 영문학 개론서이자 영문학통사라 할 수 있다. 책을 잘 읽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나는 저자 서문이나 옮긴이 서문을 반드시 읽어보라고 권유한 적이 있는데, 불행히도 이 책엔 저자 서문은 아예 없고, 옮긴이의 서문이라는 건 분권된 2번째 책의 말미에 짤막하게 이 책.. 더보기
계몽의 변증법 - 테오도르 아도르노 지음 | 김유동 옮김 | 문학과지성사(2001) 계몽의 변증법 - 테오도르 아도르노 지음 | 김유동 옮김 | 문학과지성사(2001) 『계몽의 변증법』은 인간을 계몽되지 못한 신화적 세계에서 빠져나오도록 한 ‘이성(理性)의 힘이 왜 오늘날 도리어 야만상태로 인류를 몰아가는가.’라는 질문에 답하는 과정을 정리한 책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테오도르 아도르노(Theodor Wiesengrund Adorno), M. 호르크하이머의 『계몽의 변증법』은 어렵다는 평을 듣기는 하지만, 한 때 유행했던 포스트모던한 난해함과는 다른 성격의 어려움이 요구된다. 다시 말해 읽는 일 자체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첫째는 T. W. 아도르노를 다시 읽어야 할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과 싸워야 하는 것이고, 둘째는 책을 읽는 것 못지않게 문장 하나를 읽은 뒤 요구되는 사유의 시간을 견.. 더보기
이소룡 - 당산대형, 정무문, 맹룡과강, 사망유희 이소룡 박스 세트 [dts] - 당산대형, 정무문, 맹룡과강, 사망유희 - (5disc) 이소룡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3년 2월 동양의 맨몸은 어떻게 서양의 총탄을 넘어서려는가? 우리는 '이소룡' 세대인가? 종종 '우리'란 말에 염증이 날 때가 있다. '우리나라, 우리 민족, 우리 가족, 우리 식구, 우리 학교' 마치 이 때의 '우리(we)'는 '우리(cage) 혹은 요새(fortress)'의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서부 개척 시대의 백인들이 요새를 세우고, 요새 밖의 살아 움직이는 모든 것을 적대시하고, 배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처럼 때로 "우리"란 말은 그 자체로 폭력일 수 있다. '우리는 이소룡 세대인가?'란 말은 '우리+세대'란 구분에 의해 문화적 결계처럼 보이기도 한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