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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노스 쿼텟(Kronos Quartet) - Pieces Of Africa 크로노스 쿼텟(Kronos Quartet) - Pieces Of Africa 어제는 편집자문회의가 있었던 데다가 편집위원들이 모두 귀가한 뒤에 한홍구 교수님이 차나 한 잔 하자고 하셔서, 여인들이 있는 카페에 가서 드립커피를 마셨다(정말 드립이더라. 보리차처럼 맑고 투명한, 커피만 마셨다. 믿어라~ 제발!). 요즘 시국 이야기로 시작해 현재의 상황이 지식인(사회)의 소멸로 치닫고 있는 것이 아닌가에 대한 우려까지 많은 이야기를 했는데, 집에 돌아가니 12시였다. 만약 예전처럼 파주에 살았다면 더 걸렸을 테지만 지금 우리 집은 인천이니까~ ㅋㅋ 집에 가서 '크로노스 쿼텟(Kronos Quartet)'의 초기 앨범 중 하나인 "Pieces Of Africa"를 오랜만에 들었다. 크로노스 쿼텟(Kronos Q.. 더보기
윌리엄 E.B. 듀보이스 - 니그로:아프리카 흑인에 관한 짧은 이야기 "삶을 믿어라" - 윌리엄 E.B. 듀보이스 지금 내 책상에는 삼천리 출판사에서 나온 한 권의 책 "니그로:아프리카 흑인에 관한 짧은 이야기"가 있다. 책을 받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삼천리가 미쳤구나'란 말이 저절로 튀어나왔다. 물론 이 말은 나쁜 의미에서 한 말은 아니었다. 이 책의 저자가 '윌리엄 E.B. 듀보이스(William Edward Burghardt Du Bois, 1868~1963)'이기 때문에 한 말이었다. '삼천리가 미쳤구나'란 말 속엔 '과연 이 책이 몇 권이나 팔릴까…. 그런데 왜 이 책을 냈을까…. 참 좋은 출판사구나.' 등등의 여러 가지 생각들이 함축되어 있다. 듀보이스란 이름은 미국의 근현대사, 그중에서도 인종차별 문제에 대한 글을 읽다 보면 어디서나 마주칠 수 있는 이름이.. 더보기
공소시효 없는 내란음모죄에 대한 추억 찾아보니 "‘헌정질서 파괴 범죄의 공소시효 등에 관한 특례법’은 내란죄의 경우 공소시효를 두고 있지 않다. 내란음모죄가 인정되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형에 처해진다"고 되어 있더라. 그러므로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은 공소시효가 없는 범죄에 대한 고백으로서 처벌을 감수(?)하고 하는 말이다.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25~6년 전인 1987년 4~5월의 어느 따뜻한 봄날,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D고교의 교정에서 있었던 일이다. 운동장에선 이제 막 점심 도시락을 까먹은 학우들이 공을 차고, 놀거나 운동장 구석에서 산보를 하고 있었다. 나는 당시 친하게 지내던 친구 LSY군과 함께 점심 시간을 기해 학교 운동장을 바라보며 시국에 대한 한탄을 하고 있었다. 갑자기 그 녀석이 '그날이 오면' 무엇을 할 생각이냐고 물었.. 더보기
내 인생의 로봇 - 01. 천공의 성, 라퓨타(로봇병사) 내 인생의 로봇 - 01. 천공의 성, 라퓨타(로봇병사) "리테 라토바리타 우르스 아리아로스 바르 네로리이르(우리를 구하라, 빛이여 소생하라!)" 이 주문이 기억나는 사람이라면 애니메이션 "천공의 성 라퓨타(天空の城ラピュタ, 1986)"를 매우 인상깊게 본 사람일 게다. 물론 저 주문을 몰라도 인상적으로 보았을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천공의 성 라퓨타"는 내가 좋아하는 아일랜드 작가 중 한 명인 조나단 스위프트의 "걸리버여행기" 중 3부에 공중에 떠 있는 섬 '라퓨타'의 에피소드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조나단 스위프트를 좋아한다고는 하지만, 당시 스위프트의 정치적 입장은 '보수주의'였다. 언젠가 진중권 선생이 보수주의자의 풍자에 대해 이야기하며 "스위프트는 모던의 과학과 모던의 정치를 신랄하게 풍자했으나.. 더보기
"넬슨의 피(Nelson's Blood), 럼(Rum)주" 이야기 럼주, 캡틴큐의 골 때리는 추억 요즘 내가 맛 들인 음료 중 하나가 '모히또(Mojito)'라는 칵테일인데, 시중 카페에서 판매되는 것들 중에는 무알콜음료로 판매되기도 하지만 본래는 럼주와 민트를 넣어 만든 칵테일로 쿠바에서 처음 만들어졌고, '쿠바'하면 떠올리게 되는 헤밍웨이가 즐겨 마셨다고 해서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된 음료(칵테일)이다. 이처럼 럼을 베이스로 한 칵테일 중에 유명한 다른 한 가지가 ‘피나콜라다’다. 느닷없이 '모히또' 이야기를 꺼낸 까닭은 사실 럼주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다.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의 소설 "개선문"하면 떠올리게 되는 '칼바도스(Calvados)'가 있듯(조앙 마두가 즐겨 마셨던 사과증류주) 근대 해양소설들을 읽노라면 절대 빠지지 않는 술이 바로 뱃사람들의 술인.. 더보기
Q. And babies?(아기들은?) A. And babies. (아기들도.) "많이 힘들어! 많이 힘들어? 우울해! 우울해? 고민있어요! 고민있어요?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말을 걸어주세요. 당신의 물음표 하나가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습니다." 라고 하는 이 광고를 들어본 사람들도 제법 있으리라. 이 광고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가 공익광고로 제작한 것인데, 이 라디오 CM을 들을 때마다 떠올리게 되는 이미지가 있어서 올려본다. 지금은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과거 내가 베트남전에 대해 공부할 때 처음 만났을 - 아마도 베트남전의 부도덕성에 대해 깨우치게 만드는 여러 사건 중 - 가장 대표적인 사건이 바로 이 미라이 학살 사건이었으리라. Q. And babies?(아기들은?) A. And babies. (아기들도.) 이 포스터는 예술 노동자 연합(Art Workers Coalition)의.. 더보기
김경미 - 멸치의 사랑 멸치의 사랑 - 김경미 똥 빼고 머리 떼고 먹을 것 하나 없는 잔멸치 누르면 아무데서나 물 나오는 친수성 너무 오랫동안 슬픔을 자초한 죄 뼈째 다 먹을 수 있는 사랑이 어디 흔하랴 * 요 근자 들어 내가 가장 사랑하는 여성 시인은 김경미... 시는 '묘사'라고 배웠지만, 시의 묘미 중 하나는 분명 '진술'. 진술이야말로 시의 진경이기도 하다. 다만, 조심할 것 한 가지는 '진술하되 진부하지 않을 것!' "뼈째 다 먹을 수 있는 사랑이 어디 흔하랴" 어디 멸치 같은 사랑만 그러하랴. 사랑이라 이름 붙은 것들은 죄다 그 모양이지. 더보기
단상 대학원에 진학했을 때, 김창남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공부란 콩나물을 기르는 일과 같아서 구멍난 시루에 매일같이 물을 주면 물이 다 빠져나가지만 그래도 콩나물은 자란다고 하셨었지. 공부란 '스며듬' 같은 것이 아닐까 한다. 1. 춘추시대 거문고의 명수 백아(伯牙)와 종자기(鍾子期)의 일화를 사람들은 지음이란 두 글자로 기억한다. 백아가 거문고를 들고 높은 산에 오르고 싶은 마음으로 이것을 타면 종자기는 옆에서, "참으로 근사하다. 하늘을 찌를 듯한 산이 눈앞에 나타나 있구나"라 하였고, 백아가 흐르는 강물을 생각하며 거문고를 타면 종자기는 "기가 막히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이 눈앞을 지나는 것 같구나"라며 감탄해 마지않았다는 이야기이다. 종자기가 죽자 백아는 거문고를 부수고 줄을 끊은 다음 다시는 거문고를 .. 더보기
중공군 유해 송환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까? 반가운 비를 몰고 온 손님, 박근혜 대통령 내정 때문에 위기를 맞은 정권은 외교 분야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는 법이다. 경제문제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기 어려운 상황, 남북관계 파탄, 국정원 정치개입, 정상회담 기록 공개 등 최악의 상황에 부닥친 박근혜 정부가 방중 외교에서 성과를 내고 싶은 조급증에 시달리리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방중 이전부터 정권 출범 갓 100일을 넘긴 박근혜 정부에 대한 용비어천가는 중국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인기가 매우 높다는 식의 언론보도는 이번 방중 외교에 대해 청와대가 걸고 있는 기대를 반증하고 있었다. 그러나 방중 외교의 성과와 질이 예상처럼 대단할 수 없으리라는 것은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였다. 우리 언론이 과소평가 또는 푸대접을.. 더보기
한 글쟁이가 가고 새 글쟁이가 왔다 - 신순옥, 남편의 서가 한 글쟁이가 가고 새 글쟁이가 왔다 /신순옥 지음/북바이북 펴냄 [302호] 2013년 06월 24일 (월) 10:22:26 전성원 ( 편집장) 신간 서평을 하면서 출판평론가 최성일과 나의 인연을 펼쳐놓는 것은 남부끄러운 일일지도 모르겠다. 그와 내가 호형호제한 일도 없거니와 두 사람이 만난 것도 어른이 된 뒤의 일이며, 우리는 그야말로 일로 만난 사이였기 때문이다. 살면서 뒤돌아보니 새삼 친구라 부를 만한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 우울해지는 날이 꽤 많았다. 오래된 고향 친구, 같이 학교에 다닌 친구들이 없지는 않으나 1980년대 내가 만났던 책들과의 인연이 그러했듯 시대가 험난했던 탓에 서로 소식을 주고받지 못하여 저절로 스러진 인연들이 있었고, 사랑에 굶주렸던 탓에 우정으로 만나 .. 더보기